[헤럴드경제=이윤미 기자] 김소월의 시집 ‘진달래꽃’ 초판본 1억3500만원, 윤동주 시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詩’ 초판본 1300만원, 서정주의 ‘화사집’ 3000만원 …
최근 경매시장에서 뜨거운 관심을 받은 책들이다. 모두 초판본 시집이다. 요즘 경매시장은 투자성이 좋은 ‘물건’을 찾는 이들로 달아오르고 있다. 또 헌책방 사냥에 나서는 이들도 부쩍 늘었다. 문학책도 그림과 마찬가지로 투자가치가 높은 대상으로 떠오른 것이다.
지난해말 ‘진달래꽃’이 보여준 억대 경매 낙찰의 영향은 컸다. 책도 잘만 골라 소장하면 돈이 된다는 투자 인식이 생긴 것이다. 최근 한 경매사이트에서 진행된 1948년 발간된 윤동주 시인의 시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詩’ 초판본은 1300만원에 낙찰됐으며 이광수의 ‘무정’ 5판본도 750만원에 팔렸다. 서정주의 ‘화사집’ 희귀본은 3000만원, 유치환의 ‘청마시초’는 1350만원, 최남선의 ‘백팔번뇌’는 1000만원에 낙찰됐다. 또 ‘천재시인’ 백석의 유일한 시집 ‘사슴’ 초판본은 7000만원에 거래됐다.
최근 경매사이트나 헌책방 등에서 컬렉터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책은 대부분 구한말부터 해방직후까지 근현대 문학서적이다. 그 중에서도 초판본 시집이 대부분이다.
그렇다면 왜 근현대문학일까?
우선 책 소비층이 한문세대에서 한글세대로 세대교체가 이뤄진 결과다. 종래 경매에서 거래되는 서적은 주로 한문 전적이었으나 한글세대가 전면화하면서 관심도 한글세대에게 익숙한 근대문학으로 옮겨진 것이다. 또 도종환 의원이 추진하고 있는 국립근대문학관 건립 예산이 확정됨에 따라 문학책 수요가 커질 것을 계산한 움직임이 있다. 기증을 받는다 하더라도 반드시 구비해야 할 책은 구입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그동안 고미술에 관심을 가졌던 컬렉터들이 ‘가짜 파동’에 따른 시장에 대한 불신으로 서적으로 이동했다는 분석도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