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배두헌 기자] 죽은 애완견으로 사고를 조작해 보험금을 타내려던 일당이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세차장을 운영하는 변모(29)씨는 9개월 동안 애지중지 길러오던 프렌치 불독 강아지를 지난달 5일 교통사고로 잃었다.

변씨가 가게를 잠시 비우며 차량 코팅 일을 하는 동업자 정모(39)씨에게 “강아지를 잘 봐달라”고 당부했지만, 강아지는 열린 문 틈로 뛰쳐 나갔다가 지나가던 차에 치인 것이다. 강아지는 사고로 척추와 뒷다리 골절 등으로 하반신이 마비됐고, 변씨는 눈물을 머금고 강아지를 안락사시켰다.

변씨는 사고를 낸 차주로부터 보상금을 받기는 커녕 차주에게 보상을 해줘야 한다는 걸 알고 한번 더 좌절했다.

강아지가 목줄을 하지 않은 채 돌아다니다 사고가 났기 때문에 오히려 ‘관리 소홀’ 책임을 지게 된 것이다.

강아지를 제대로 봐주지 못해 미안함을 느끼던 동업자 정씨가 “내가 치었다고 하고 보험금을 타내자”고 제안했고, 변씨도 이에 응했다.

이들은 인터넷 검색을 통해 ‘목줄을 채운 상황에서 애완견이 차에 치였다면 보상금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파악하고 사고를 지어내기 시작했다.

결국 ‘변씨는 강아지에 목줄을 채운 채 산책을 하고 있었고, 정씨가 이를 보지 못하고 강아지를 들이받았다’는 내용의 각본이 완성됐다.

완전한 허위 사고였지만 보험사는 애완견 분양 비용과 수술비 등 보상비용으로 770만원을 변씨에게 지급했다.

돈이 쉽게 지급되는 걸 보고 욕심이 생긴 변씨는 한 발 더 나갔다. 변씨는 “사고 당시 목줄을 잡고 있던 손목을 다치고, 차고 있던 명품 시계도 파손됐다”고 주장하며 추가 보상을 요구해 450만원을 더 받아냈다.

그러나 명품 시계까지 파손됐다는 걸 이상하게 여긴 보험사 직원이 두 사람이 주장하던 사고 장소 주변 CC(폐쇄회로)TV를 확인하면서 이들의 거짓말은 탄로났다.

경찰 조사에서 정씨는 “혼자 가게를 보던 중 변씨의 애완견이 사고를 당해 죄책감이 들었고, 변씨의 가게에서 일을 해야 하는 입장이라 범행을 먼저 제안했다”고 털어놨다.

서울 송파경찰서는 애완견 사고를 조작해 1200만의 보험금을 허위 청구한 혐의(사기)로 변씨와 정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18일 밝혔다.


badhoney@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