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BNP파리바 대량매도, 시세조종 아냐”
[헤럴드경제=김현일 기자] 대법원 2부(주심 박상옥)는 주가연계증권(ELS) 투자자 김모(62) 씨가 시세조종을 한 혐의로 BNP파리바은행과 이 상품을 판매한 신영증권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원고 패소판결한 원심을 최종 확정했다고 14일 밝혔다.
대법원은 “BNP파리바은행의 주식 대량매도는 정상적인 수요ㆍ공급으로 볼 수 있는 델타헤지에 의한 주식 매매에 해당한다”며 김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김씨는 2006년 3월 신영증권이 발행한 ELS 1억원 상당을 매입했다. 하이닉스 보통주와 기아자동차 보통주를 기초자산으로 한 이 상품은 만기 3년에, 6개월마다 조기상환 기회를 부여하도록 돼 있었다.
신영증권은 조기상환조건이 충족되거나 만기시 약정 조건이 충족될 경우 투자자들에게 확정수익금을 지급하기 위해 BNP파리바은행 등 외국계 금융사들로부터 ELS와 동일한 구조의 파생금융상품을 매입하는 스왑계약을 체결했다.
첫번째 조기상환일이 되자 BNP파리바은행은 기아차 주식 140만주를 조기상환 기준가격보다 낮은 가격에 매도했다. 그 결과 기아차 주가가 조기상환조건 기준에 미달해 투자자들은 조기상환 수익을 받지 못했다.
3년후 만기일이 됐을 때 해당 종목들의 주가는 최초가의 절반까지 떨어져 김씨는 결국 2950만원만 돌려받았다.
김씨는 BNP파리바은행의 주가조작 탓에 조기상환으로 얻을 수 있는 이익을 침해받았다며 손해배상하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당일 기아차 주식 종가가 상환기준가보다 높게 결정될 가능성이 컸기 때문에 BNP파리바은행으로선 주식 보유수량을 조절하고 상환자금 마련을 위해 아직 미처분한 주식 약 100만주를 매도할 필요가 있었다”고 판단했다.
또 대법원은 “BNP파리바은행의 매도 주문수량은 신영증권과 동일계약을 맺은 UBS은행보다 2배 이상 많았기 때문에 더 폭넓은 호가의 주문이 필요했을 것으로 보인다”며 “BNP파리바은행의 당일 매도 주문이 허수 주문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