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주, 고수했던 서울대병원서 父 정신감정 결정
-호텔롯데, 신동주 향해 “전근대적 발상” 날선 비판
[헤럴드경제=김현일 기자] 지난 9일 서울가정법원과 서울중앙지법에선 롯데그룹 경영권의 향방을 좌우할 두 개의 재판이 시간차를 두고 열렸다.
이날 신동주ㆍ동빈 형제는 법정에서 나란히 ‘한 방’씩 주고받으며 향후 치열한 접전을 예고했다.
오전에는 신동주(62)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웃었다.
이날 오전 10시 서울가정법원 가사20단독 김성우 판사의 심리로 열린 신격호(94) 총괄회장의 성년후견개시심판 2차 심문기일에선 신 총괄회장의 정신감정 기관을 놓고 의견이 오고갔다.
그간 신 전 부회장은 신 총괄회장이 계속 진료를 받아온 서울대병원을 주장해온 반면, 성년후견인을 신청한 동생 신정숙(79) 씨와 신동빈(61) 롯데그룹 회장은 객관성 측면에서 논란이 있을 수 있다며 삼성서울병원을 요구해왔다.
양측이 치열한 공방을 벌일 것이란 당초 예상과 달리 이날 신정숙 씨가 신 전 부회장 주장에 동의하면서 정신감정 기관은 서울대병원으로 결정됐다.
신정숙 씨 측 대리인 이현곤 변호사는 “이전에 진료받은 기관에서 (감정을) 하는 것은 원칙은 아니다”면서도 “감정 문제로 다투면서 시간을 끌고 싶지 않았다”고 합의 이유를 설명했다.
신 전 부회장 측 김수창 변호사는 바람대로 서울대병원이 지정된 것에 대해 “흡족하다”고 밝혔다. 신 총괄회장의 건강상태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도 “건강하다”며 향후 진행될 정신감정에서도 자신있음을 내비쳤다.
그러나 6시간 뒤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또 다른 ‘롯데 재판’에선 공수가 뒤바뀌었다.
신 전 부회장이 ‘회계장부를 보게 해달라’며 호텔롯데를 상대로 제기한 회계장부 등 열람 및 등사 가처분 소송 2차 심문기일에서 호텔롯데 측 대리인은 약 40여분 분량의 프리젠테이션을 통해 신 전 부회장을 강하게 압박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1부(부장 이제정) 심리로 열린 이날 심문에서 호텔롯데 측은 신 전 부회장을 향해 “회사가 가장 어려운 시기에 순전히 개인의 경영권을 회복할 목적으로 소송을 제기했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회사를 개인 소유물로 인식하는 전근대적인 발상’이라는 발언도 나왔다.
앞서 신 전 부회장은 “신동빈 회장이 중국사업 실패와 해외호텔 고가 인수 등으로 회사에 해를 끼쳤다”며 호텔롯데의 사업실적을 기록한 회계장부 공개를 요구했다.
이에 대해 호텔롯데 측 대리인은 “호텔롯데의 부채비율은 국내 경쟁사에 비해 절반도 안 된다”며 “상장을 하면 신규 자금 유입이 예상돼 재무구조는 더욱 안정될 것”이라고 일축했다. 오히려 신 전 부회장의 잇따른 소송제기가 회사에 해를 끼치고 있다고 비판했다.
재판을 마치고 나온 신 전 부회장 측 변호인은 “롯데쇼핑에도 이와 같은 소송을 제기해 우리가 요청한 회계장부 대부분을 임의제출받았다. 왜 호텔롯데는 그렇게 안 하는지 이해가 안 간다”며 신경전을 이어갔다.
이날로 호텔롯데 회계장부 건은 심문이 종결되면서 4월쯤 그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반면, 성년후견심판은 신 총괄회장의 정신감정 결과가 나오는 4월 이후 법원의 최종 판단이 나올 전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