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필요’가 있었기에 무려 101명의 연습생이 모일 수 있었다.

현재 ‘프로듀스101’에 출연하는 101명의 연습생 모두가 주목받는 것은 아니다. SM, YG 등 가요계를 대표하는 기획사 소속의 연습생은 없다. 아이돌 발굴, 육성 과정이 시스템으로 정착한 양대 기획사가 이 프로그램에 굳이 출연할 이유가 없다. 하지만 JYP, 로엔부터 플레디스, DSP, 젤리피쉬, 큐브, 판타지오 등 탄탄한 기획사 소속의 연습생들이 같은 무대에서 미래를 담보로 경쟁을 벌인다.

프로그램에 출연한 이유를 물으면, 46개 연예기획사 가운데 대형기획사와 중소기획사의 입장이 다르다. 다만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답변은 나온다. “프로그램에 출연한 대다수 연습생은 데뷔의 기회를 갖는 것이 워낙에 힘드니 방송에라도 출연해 얼굴을 알리려는 목적”이라고 것이다.

현재 프로그램을 통해 주목받고 있는 연습생이 소속된 기획사 대표는 “지난해 봄 엠넷 측으로부터 프로그램 기획의도를 들었다. 국내에선 처음 시도한 포맷이었고, 멤버 발탁 여부를 떠나 인지도를 쌓고 치열한 경쟁을 뚫고 위로 올라가는경험을 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리라 생각해 출연하게 됐다”고 말했다. 현재 이 기획사에선 프로그램을 통한 “프로 무대 데뷔를 목표”로 방송에 임하고 있다. 놀랍게도 이 기획사에선 상당수 연습생이 출연했으나 “회사 내에서 당장 데뷔를 할 수 있는 전력감을 갖춘 에이스들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 프로그램엔 각 기획사에서 에이스로 일컫는 데뷔를 앞둔 연습생들은 출연시키지 않은 사례도 있다.

또 다른 중소기획사 대표는 “프로그램에 출연해 인지도를 쌓고 실제 방송 경험을 통해 업계 생태계를 익힐 수 있는 것은 굉장한 경험이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인지도는 놀랄 정도로 뛰었다. 현재 이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101명 가운데 JYP 전소미, 젤리피쉬 김세정, 판타지오 최유정, 레드라인 김소혜, 플레디스 임나영, MBK 기희현 다니, 스타쉽 유연정, 큐브 전소연, 김수현의 이복여동생인 뮤직K 김주나 등은 매주 ‘화제의 인물’ 반열에 오르고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때문에 “‘프로듀스101’에 출연한 대부분의 기획사가 손해볼 것 없는 결정”이었다는 입장이다. 11명 안에 들지 않더라도 “얼굴이라도 알렸거나 ‘프로듀스101’ 출신이라는 타이틀이라도 얻어간다”는 인식이 많다. OO 출신이라는 타이틀은 향후 가요계에 데뷔할 때 그럴싸한 ‘홍보자료’가 된다.

또한 일부 기획사에선 흥미로운 출연 이유를 내놓는 관계자도 있다. ‘경쟁의 경험’을 위한 출연이라는 것이다.

한 관계자에 따르면 연습생 중에는 꿈을 있어 시작한 일임에도 불구하고 나이가 어리기 때문에 회사의 기대치와는 달리 일탈과 방황을 하는 경우가 많다. “연습생의 숫자가 적은 중소기획사에선 실력이 조금만 갖춰져도 당연히 데뷔할 거라는 생각에 자만하는 아이들, 실력은 월등하지 않은데도 연습생 신분을 벼슬처럼 여기는 아이들도 적지 않다”라며 “자신과 같은 꿈을 꾸는 동료들과 치열하게 경쟁하며 스스로의 실력을 냉정하게 평가받고 깨져보는 자리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살벌한 경쟁세계에게의 정신수양 격인 셈이다.

대형기획사의 출연을 바라보는 시각은 또 다르다. 일각에선 ‘데뷔만 하면 성공’으로 여겨지는 대형기획사 소속 연습생의 출연에 의문을 제기한다. 그러나 이해관계 없는 장사란 없다.

한 가요기획사 관계자는 “각 기획사마다 연습생들이 넘쳐난다. 회사의 규모가 클 수록 숫자도 늘어난다”라며 “그 중엔 데뷔조인 연습생도 있고, 팀이 짜이지 않아 묵히는 연습생들, 데뷔도 못 하는데 명분이 없어 내보내지도 못하는 연습생들도 있다”고 말했다. 탄탄한 기획사에서의 프로그램 출연이 “옥석을 가리기 위한 연습생 해소 차원이 아니겠느냐”는 시각이 나오는 이유다.

미래 가능성을 보고 지속적인 투자를 이어간다면 더 없이 좋겠으나, 가요기획사 관계자들은 “어차피 모든 연습생이 데뷔를 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또 다른 가요기획사 관계자는 “프로그램에 출연한 연습생이 잘 안 되면 옥석을 가릴 수 있는 기회가 되는 것이고, 잘 되면 기획사의 프로듀싱 능력을 입증할 수 있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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