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시티=김효태 칼럼니스트]국무총리의 하나마나 한 국정 교과서에 관한 입장 발표 후 교과서 국정화가 확정됐다. 필자가 걱정한대로 야권은 허술한 대응 전략과 초점을 잡지 못한 공략을 보여줬다. 그에 비해서 정부여당은 나름 체계적 대응과 역할분담을 통해 일사처리로 진행한 인상이 짙다.야당은 싸움의 포인트와 전선구도를 제대로 잡지 못했다. 대응 전략이라는 것조차 있었는지가 의문이다. 이러한 일이 있을 때마다 진보 성향 시민들과 시민단체가 광장에 모이자고 하면 역풍을 우려하며 나가야 할지를 고민하고 있다. 그리고 이제야 뒤늦게 80년대식 투쟁을 하겠다고 한다. 대체 야권과 야당지도부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다만, 어떠한 가정을 염두하고 생각해보면 이해가 쉽게 되는 부분은 있다. 먼저 여당 입장에서 보면, 교과서 국정화는 정부여당의 수많은 무능을 한 번에 덮어주는 역할을 해줬다. 게다가 보수지지층의 결집을 가져왔다. 정부여당 입장에서는 최고의 환경이 돼줬다.새정치연합의 입장도 크게 다르지 않다. 새정치연합은 최근 몇 년 동안 정부여당보다 더 무능했다. 나아질 거란 기대를 갖고 있는 사람도 거의 없다. 재보선을 또 졌어도 국정화 이슈로 어영부영 넘어가려 한다. 민생이니 당 혁신이니 하며 주장하는 사람이 있다면 지금은 결속을 할 때라며 얼렁뚱땅 넘어갈 핑계도 돼준다. 총선과 대선에서 어떠한 비전과 어젠다를 통해 승리하겠다는 계획도 없고 전략도 없다. 그런데 교과서 국정화로 지지층 결합이 돼 보이는 것이다. 게다가 야당의 무능까지 덮어주니 금상첨화 아닌가? 친노 계파의 공천권 확보를 위해 당대표 자리를 반드시 유지해야만 하는 문재인 대표 입장에서, 온갖 당내 분란을 덮어줄 수 있는 교과서 국정화 이슈가 얼마나 호재일지 이해가 간다.분명한 점은 야권의 전략부재가 심각한 수준이라는 것이다. 야권은 선거 때마다 “정부여당은 나쁜 세력”이라는 말만 해왔고 정부여당은 그에 대응해 '참여정부'를 꺼내들며 맞수를 두었다. 야권은 운동권으로 대변되는 강경파에 의해서 행동만 앞서며 정부에 대한 과격한 방식의 입장표명과 감정적 대립만 해왔다. 그리고 여당은 참여정부의 실기와 약점을 들며 응대를 했다. 그 결과 극명한 이념대립과 진영 간 결집싸움으로만 가게 됐다.'누가 잘났고 누가 더 나은가?'의 싸움이 아닌, '누가 더 못났고, 누가 더 무능한가?'의 싸움으로 몰아버린 것이다. 여태까지 결과를 보면 진보와 야권이 더 무능했음이 확인됐다. 교과서 국정화 이슈 역시 문제를 슬기롭게 극복하면서 정부여당보다 더 나은 세력으로서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니 끌려갈 수밖에 없었다.새정치연합 비주류 역시 할 말이 없기는 마찬가지다. 당 지도부의 무능을 지적만 하고 있을 뿐이지 뚜렷하게 어떠한 대안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어느 누가 '대장'이 돼서 현 정국과 야당의 무능을 돌파하겠다며 박차고 나오는 정치인이 하나도 없다. 그러다보니 손학규 상임고문의 소식에나 귀 기울이고 있다. 정말 손 고문의 지도력이 필요하다면 손 고문이 기거 중인 흙집에 비주류 모두가 찾아가서 며칠간 시위를 해서라도 모셔오지는 못하면서 말이다. 자신들이 필요할 때만 언급하고 소모돼 주기를 바라는 것뿐인 셈이다.새정치연합 청년 정치인들도 다를 바 없어 보인다. 같은 당에 50~60대 정치인이나 당원들과 다를 것 없는 의식과 수준을 보여주기도 한다. 도전적 자세와 창조적 모습은 좀처럼 찾아보기 힘들다. 실패를 두려워말고 과감하게 선배들의 지역구에 출마 도전하는 것은 언감생심이고, 고작해야 청년 몫으로 오는 비례 순서에나 관심이 많아 보인다. 나이는 청년이지만 생각과 열정은 훨씬 앞선 나이의 선배들보다도 못해 보일 때가 많다.진보세력의 방식도 여전하다. 아직도 80년대식 투쟁을 계속하고 있다. 일단 광장에 모이고 본다. 그 때나 지금이나 각 단체들의 깃발 아래 모여 나온 사람을 체크하고, 자기 단체가 더 많이 온 것을 자랑삼으며, 머리에 빨간띠를 두르고 주먹을 흔들며 운동가를 부르는 것까지 변함없다. 다만 도구가 조금 변했을 뿐이다. 화염병 대신 촛불을 들었고, 각목 대신 피켓을 들었으며, 써클 룸에 모여 어디서 집결하자는 공지는 SNS를 통해서 하는 것으로 변형됐다. 야권은 이제 방법이 없어 보인다. 야권과 정치판을 개혁하고 새로운 질서를 만들어보겠다며 박차고 나와서 밀어붙일 수 있는 배포를 갖춘 미친(?) 지도자가 필요하다. 김대중과 노무현을 과감하게 넘어설 지도력과 추진력을 보여줘야만 정권을 교체할 수 있다. 하지만 모두 눈치만 보고 있다. 김대중과 노무현, 두 대통령을 넘어서려고도 하지 않으며 그 틀 안에서만 있으려 한다. 그러니 어떻게 정권교체를 이룰 수 있을지 모르겠다. 대한민국 정치와 야권이 계속 이래서야 되겠나?‘선거 기획과 실행’ 저자 김효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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