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지대 입구 밥집 쉐프 '최정원'씨의 남다른 인생
[나는 서울시민이다=장은희 마을기자] 찬바람이 불 때마다 어려운 이웃이 생각나지만 남을 쉽게 돕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어려움 속에서도 따뜻한 이웃을 생각하며 '무엇을 어떻게 도울까?’'를 고민하는 최정원 대표를 만났다.
5남매 모두 남다르게 예술가적 기질이 뛰어났지만, 셋째로 태어난 그는 예술가의 끼를 오롯이 요리에 접목시켜 산다. 그는 명지대학교 삼거리에서 작은 주먹밥을 만들어 파는 데 생업을 접고 남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이 없어, 장사를 하면서 어떻게 남을 도울까 고민을 하기 시작했다. 그가 도와야겠다고 생각한 사람은 '장애인' 이웃이다.
2014년에는 백혈병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명지고 2학년 학생에게 헌혈증 674장을 전달했다. 헌혈증을 들고온 사람들에게 일일이 주먹밥을 제공한 것은 물론이다.
"백혈병 아이에게 헌혈장은 1,000 ~1,200장이 필요한데 그래도 작으나마 보탬이 되어 다행입니다.”
그의 말처럼, 헌혈증 모으기는 이제 1회적인 행사가 아니라 지속적인 행사로 자리잡았다. 벌써 작은 수집통에 헌혈장이 여럿 쌓인 것이 눈에 들어온다.
최대표는 '미리내' 활동도 열심이다. '미리내'는 말 그대로 사람들이 밥을 먹고 남을 도와주라고 200원, 400원, 많게는 10만 원까지 미리내 주는 돈이다. 장애인이나 어려운 사람들에게 소중하게 쓰인 것은 물론이다. 주먹밥을 그냥 주는 일도 하고 있다.
누군가 미리 돈을 내고 가면 그 돈을 안내판에 알리고 누군가 지나가다가 배고픈 사람들이 그것을 먹을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는 '미리내' 활동은 벌써 2년넘게 진행되고 있다.
그리고 특정한 날을 정해 장애인과 함께 주먹밥을 먹을 수 있게 한다. '사랑나눔봉사센터' 최재숙 회장과 함께 장애인과 독거어르신들에게 한 달에 한 번 주먹밥을 먹을 수 있게 전달하기도 한다.
'미리내' 가게는 벌써 전국에 440개나 가맹했을 정도로 인기가 높다. 병원, 보청기 가게, 목욕탕, 여행사, 미장원, 치과, 과일가게 등 어느 곳에서나 'MiRiNAE. SO' 회원에 가입을 하면 독거 어르신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이다.
최정원 대표는 또 다른 기부에 관심을 갖고 ‘공유하면 기부된다’는 캠페인도 벌이고 있다. 벌써 기부 랭킹 1위로 모인 돈이 2,795,400원을 넘어섰다. 댓글만 달아도 200원이 기부되고, ‘좋아요’만 눌러도 200원이 기부된다. 하지만 이런 돈은 참여자 본인의 돈이 나가는 것이 아니라, 참여하는 회사에서 대신 내주는 방식이다.
그가 가게 안에서 남을 도울 수 있는 일을 많이 하다 보니 오프라인에서는 미리내로 돈이 모이면 남을 돕고, 온라인에서는 아침부터 여는 글을 써서 공유하며 기부를 실천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노인의 날인 지난 10월 2일. 서울 홍제3동 게이트볼장에서는 '1004의 주먹밥 먹고 (GO)힘내서 일하고(GO)'라는 주제로 장애인 자립을 돕는 뜻깊은 행사가 마련됐다. 장애인 관련 기관이나 단체, 기업 등이 참여한 이날 행사에서 최 대표는 어김없이 주먹밥 1004개를 독거 어르신과 장애인들에게 나눠 줬다.
최종원 대표는 장애인 작업장 '그린내'에서 일을 하는 장애인들의 생일 잔치에 주먹밥을 기부해 왔다. 그린내는 순 우리말로 사랑하는 사람을 뜻하는데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서로를 배려하고 사랑하며 행복을 추구하는 마음을 담고 있다. 그곳은 희망찬 미래를 꿈꾸는 사람들의 소중한 일터다.
홍제동이 고향인 그는 애착이 남다르다. 가게 메뉴판을 보니 주먹밥 한 개 1,300원~4,500원까지 다양하다. 5천 원을 넘는 것이 없다. 그래서 학생들에게 인기가 더 많아 ‘착한 아저씨’로 소문이 난 그다.
에너지를 나누는 이로운 공간으로 한국로하스협회에 43호점으로 등록돼 에너지 절약에도 솔선수범이다. 여름에 문을 열고 에어컨을 틀어대는 가게들이 많지만 그는 애써 외면한다. 최정원 대표를 보고 많은 사람들이 나눔을 함께 공유하고 있다.
가게에서 남을 도울 수 있는 일이라면 '무엇이든 다 한다'는 최정원 대표는 오늘도 부엌에서 열심히 요리하는 남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