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정아 기자] 이석우(50) 전 카카오 대표가 카카오그룹 이용자들 사이에서 아동ㆍ청소년이 등장하는 음란물이 유포되는 것을 제대로 막지 않았다는 혐의로 기소됐습니다. 검찰이 이런 혐의로 온라인 서비스 제공 업체의 대표를 기소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카카오는 법적 대응을 통해 이 전 대표가 무죄 판결을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는데요. 특정 그룹의 회원이나 친구끼리만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는 폐쇄형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에서 음란물이 유통될 때 법인 대표에게 법적 책임을 어디까지 둘 수 있을지를 두고 논란이 일 것으로 보입니다.
수원지검 성남지청은 4일 아동ㆍ청소년 성보호법 위반과 음란물 온라인 서비스 제공 혐의로 이석우 전 대표를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습니다. 이 전 대표가 지난해 카카오 대표로 일할 당시 카카오그룹에서 유포되는 아동ㆍ청소년이 나오는 음란물을 사전에 막거나 삭제하는 조처를 하지 않았다는 혐의입니다.
자, 그러면 법을 볼까요?
아동ㆍ청소년 성보호법 제17조에서는 ‘온라인 서비스 제공자’는 자신이 관리하는 정보통신망에서 아동ㆍ청소년이 등장하는 음란물을 발견하기 위해 ‘적절한 조치’를 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온라인 서비스 제공자에게 음란물 유포 방지 책임을 지우지만 법인의 대표까지 처벌할 수 있는 양벌규정은 없습니다. 양벌규정이란 위법행위에 대해 행위자를 처벌하는 외에 그 업무의 주체인 법인 또는 개인도 함께 처벌하는 규정입니다.
이에 검찰은 선박안전법상 양벌규정은 없지만 대표이사에게 책임을 물었던 세월호 사건을 언급했습니다. 음란물 유포 관련 사건에서도 온라인 서비스 대표에게 죄를 물을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입니다.
카카오는 즉각 보도자료를 냈습니다. 음란물 유통을 막기 위해 금칙어를 설정해 해당 단어를 포함한 정보를 공유할 수 없도록 사전에 막고 또 이용자 신고를 통한 서비스 이용제한 등 모든 기술적 조처를 하고 있으며, 정부의 명확한 가이드라인도 없는 상태에서 카카오그룹을 직접 모니터링하면 이용자의 사생활을 침해할 수 있다는 내용이 자료의 핵심입니다.
그렇다면 이런 질문이 나올 수 있습니다. 금칙어 설정과 신고제는 카카오가 취할 수 있는 최선의 조치가 맞을까? 이것으로 부족하다면 인터넷 사업자가 일일이 이용자의 대화 내용을 들여다 봐도 된다는 것일까? 이런 모호한 법 규정을 바탕으로 인터넷 사업자에게 과도한 책임을 묻는다는 지적은 전부터 업계에서 제기되고 있었습니다. 향후 법정에서 음란물 유포에 대해 법인이나 대표가 어디까지 책임을 져야 하는지를 두고 법정공방이 예상되는 대목입니다.
한편 이 전 대표는 지난해 10월 다음과 카카오 합병 직후 ‘카톡 감청 논란’이 불거지자 “더 이상 감청 영장에 협조하지 않겠다”고 발표해 검찰과 갈등을 빚은 바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