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위안화 가치 하락을 우려한 해외로의 자본유출을 막기 위해 해외에서 중국 은행계좌 및 신용카드로 인출할 수 있는 현금을 연 최대 10만위안(1865만원)으로 묶는다. 중국인들의 금 매입이 최근 폭증하고 있는 것과 묘한 대조를 이룬다.

중국 외환규제 당국은 29일 중국 최대 신용카드인 유니온페이를 활용한 해외 인출한도를 올 4분기 5만위안(932만원), 내년 연 10만위안으로 각각 제한한다고 밝혔다. 중국 국영회사인 유니온페이는 사실상 시장 독점 사업자로, 이번 규제 효과는 거의 모든 신용카드 보유자를 아우른다. 현행 규제는 유니온페이 카드 당 1일 인출한도를 1만 위안으로 제한하고 있다.

중국은 지난 8월11일 위안화 절하 결정 이후 심각한 자본 유출을 겪고 있다.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이달 초 외환보유액이 월간 최대인 939억달러 줄어들었다고 밝혔다.

중국 당국은 최근 개인의 해외송금은 연 5만달러로 제한됐다. 은행 고객들이 100만달러 이상의 외환 거래 시에는 베이징 본부에 보고하도록 했다.

한편 중국 당국이 외환 단속에 맞서 중국인은 금 구매를 늘리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상하이 금거래소의 올 해 금 구매는 1891.9톤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60.9톤, 2013년 전체보다 281톤 많다고 보도했다. 지난 8월 한달에만 홍콩에서 본토로의 금 순유입양은 53.9톤으로, 전년 동월의 두배가 넘었다. 중국인은 증시 불안에 주식을 팔고, 안전자산인 금 매입을 늘린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은 10월 골든위크에도 금 매입을 늘릴 것으로 예상된다.

한지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