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황혜진 기자]비대면 통장개설 허용 등 전자금융 확대로 금융사기에 대한 사전예방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최근 KB국민은행이 직원들의 기지로 전자금융사기를 막아내 눈길을 끌고 있다.

20일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 14일 노량진 중앙지점에 한 20대 젊은 여성이 들어와 다급히 적금 해약을 요구했다. 그는 검찰로부터 전화를 받았는데 자신의 통장이 대포통장 사건에 연루돼 즉시 해약하고 알려준 계좌로 돈을 이체하랬다며 불안감에 떨었다. 최근 보이스피싱 피해 사례 사내 교육을 받았던 직원은 검찰사칭 보이스피싱을 의심했고 본부를 통해 해당계좌에 대한 출금정지조치를 했다. 그 사이 마음이 급했던 고객은 인근 노들역지점으로 향한 상태였다. 하지만 지점간 협업으로 3000만원 가량의 보이스피싱 피해를 막을 수 있었다.

앞서 7일 삼성동 지점에선 대포통장을 개설하려던 싱가포르 국적의 남성이 긴급 체포됐다. 당시 법인명의의 통장을 개설하려던 이 남성은 여권은 물론 인감증명서까지 갖춰 대표이사 본인 확인에도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수년간 고객을 상대한 창구 직원의 직감까지 통과하진 못했다. 직원은 계좌개설을 위한 서류가 너무 완벽하다는 점과 외국인임에도 법인계좌 개설을 위해 변호사 등 대리인이 아닌 직접 찾아온 점 등을 수상하게 여겼다. 예감은 정확했다. 고객관계관리(CRM) 등록을 위해 외국인 조합번호로 등록을 하려는 순간 모니터에 팝업창이 뜨면서 ‘전기통신 금융사기 피해구제 신청계좌’라는 메시지가 보였다. 신규계좌라 개설이 오래 걸린다고 남성을 안심시킨 직원은 계좌의 사고내역을 조회했고 4군데 지점 및 콜센터에서 사기 등에 이용된 계좌 및 범죄 계좌로 등록 된 것을 확인했다. 직원은 바로 관할 관악경찰서 사이버 수사대에 연락했고 30여분 후 남성은 현장에서 검거됐다. 범인은 본인 계좌가 거래정지가 되자 법인계좌를 수십개 만들어 금융사기에 악용하려 한 것으로 알려졌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실시간 모니터링 시스템과 별개로 최근 대포통장 척결을 위해 6개 유관 부서장과 실무진으로 구성된 ‘대포통장 근절 협의체’를 구성했다”면서 “이를 통해 금융사기 피해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대응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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