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서지혜 기자]금융권의 개인 신용정보 유출로 고객들의 우려가 이어지는 가운데, 상당 수의 해외쇼핑사이트에서 카드번호와 유효기간만 알아도 결제를 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국내에서도 음식주문이나 여행사 결제 등이 가능해 신용카드사 개인정보 유출로 인한 2차 피해가 우려된다.

13일 국회입법조사처가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최재천 민주당 의원에 보고한 바에 따르면 해외사이트 뿐 아니라 국내에서도 카드 정보만으로 결제될 위헌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입법조사처 회답서에 따르면 해외사이트의 경우 성명, 카드번호, 유효기간 등 기본적인 카드정보만 활용해 결제를 할 수 있는 경우가 많았다. 대표적인 사례는 미국의 전자상거래 사이트 아마존. 성명, 카드번호, 유효기간만으로 결제할 수 있었다.

또한 최재천 의원 측은 “해외사이트나 홈쇼핑 등에서 2차피해 우려에 대해 금융감독위원회가 ‘일부’라는 표현을 쓰기는 했지만 부정 사용 가능성을 전적으로 부인하지는 않았다”며 우려를 제기했다. 실제로 박세춘 금융감독원 부원장보는 최근 “일부 사이트에서 카드번호와 유효기간만 있으면 거래가 가능할 수는 있지만 고객에게 휴대폰 문자 메시지를 보내기 때문에 사용을 차단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심우민 입법조사관은 “결제 후 승인문자가 카드 소지자에게 통보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휴대폰 문자를 받을 수 없는 상황은 충분히 발생할 수 있다”면서 “통보사실 자체가 피해를 완전히 막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진 않는다”고 설명했다.

최재천 의원은 “지난해 국내 온라인 직접구매족의 해외 주문액수가 1조 원을 돌파했다”면서 “2차 피해 가능성이 열려 있음에도 카드사나 금융당국은 실질적인 대책을 제시하기보다는 변명과 부인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