쉽게 지루해하는 요즘 세대들 비즈니스 성패 관건은 빠른 관심끌기 상대 관심 읽어내는 ‘눈썹론’눈길 상대 말 경청하기는 관계의 첫출발
‘웹사이트 로딩 시간이 4초를 넘을 경우 네 사람 중 한 명은 기다리지 못하고 떠난다’ ’인간이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은 단 8초, 금붕어보다도 1초가 짧다‘
참거나 기다리는 걸 점점 못견뎌하는 때에 상대의 주의를 집중시키는 일은 비즈니스 성패를 가르는 관건이다. 이는 단지 상대방의 관심을 끌어 뭔가를 얻어내는 게 아니라 상대방에게 가치를 부여하고 그로부터 존중함을 받는 일이기도 하다. 소통과 관계를 발전시키는 핵심열쇠라 할 수 있다, ‘대화의 쿵후법’으로 불리는 베스트셀러 ‘적을 만들지 않는 대화법’의 저자이자 인트리그 에이전시 대표인 샘 혼은 어떻게 하면 상대방이 내 말에 귀기울이게 만드느냐에 관한 한 전문가다. 최근 ‘사람들은 왜 그 한마디에 꽂히는가’(원제:Intrigue,갈매나무)를 펴내고 2015 아시아리더십 컨퍼런스 참석차 내한한 그를 21일 신라호텔에서 만나 말을 통한 관계의 마법에 대해 들어봤다.
샘 혼은 ’눈썹의 변화‘를 통해 상대방의 관심을 읽어내는 법을 먼저 들려줬다. 눈썹이 안으로 몰리며 찌푸려져 있다면 헷갈린다는 뜻이며 긍정적이지 않다는 반응이라는 것. 또 눈썹이 움직이지 않는다면 전혀 관심이 없다는 뜻이며, 치켜 올려져 있다면 호기심을 갖고 있다는 반응이라며 이를 주시할 필요가 있다는 ‘눈썹론’을 폈다. ▶비즈니스 세계에서의 대화는 결국 설득하기다.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말하기 팁이 있다면=흔히 설득이라고 하면 “내가 이렇게 하겠습니다”고 말하는데 좋지 않은 방법이에요. 제 고객중에 한 분이 뉴욕시 투자자들 앞에서 설명할 기회를 얻었는데, 그것도 점심시간 직후인 오후 2시30분부터 10분을 얻었다는 거였어요. 똑같은 주제로 16명이 설명을 하는데 10분 동안 무얼 말할 수 있겠냐는 거였어요. 우리는 60초 동안 투자자들의 주목을 끌 서두를 만들었지요. 그게 ‘비즈니스 위크’가 선정한 2010년의 유망한 사회적 기업인에 오르도록 해준 서두입니다. ‘매년 18조 어치의 백신이 접종된다는 걸 알고 있습니까’, ‘그 중 절반이 재사용 주사기로 접종된다는 걸 알고 있습니까’, ‘그리하여 예방하려는 바로 그 질병을 퍼뜨리고 있다는 걸 알고 있습니까?’, ‘고통없이 적은 비용으로 일회용 주사기를 사용할 수 있다면 어떨까요?’, ‘우리 파마젯이 그렇게 할 수 있습니다’라는 것이었죠. ‘알고 있습니까’ 질문 세 개면 호기심을 끌어내는데 충분합니다. 의학적 관점에서 설명하려고 하면 눈썹을 찌푸리게 할 뿐입니다. 질문하기는 상대방을 끌어들이는 좋은 방법이죠. 특히 흥미로운 수치를 제시하면 훨씬 도움이 됩니다.
▶20, 30대 젊은 구직자들을 위해 조언을 해준다면=의사 결정자의 주의를 끌어야 할 때 지나칠 정도로 겸손한 사람들이 많은데 그럴 필요가 없습니다. 버지니아공대에서 항공공학을 공부한 제 아들 톰이 졸업 몇주 앞두고 미항공우주국(NASA) 통제센터에서 사람을 구한다는 공고를 보고 지원서를 써서 내게 한번 봐달라고 가져왔더라고요. 훌륭한 지원서였지만 도움이 될 만한 경력하나가 빠져 있더군요. 대학 시절 유인화성탐사선 설계 국제대회에서 1등을 한 경력을 지적했지요. 톰은 너무 자랑하는 것 아니냐며 빼는데, 나는 정말로 해낸 일을 쓰는 건 괜한 자랑이 아니라고 말했죠. 지원서 수백장 가운데 튀려면 독특한 면을 부각시키는 게 필요합니다. 톰은 원하는 일자리를 얻고 그곳에서 여성을 만나 결혼까지 하는 행운을 얻었죠. 일자리를 얻을 때는 상대방이 어떤 사람을 찾고 있는지를 아는 게 중요합니다. 거기에 맞춰 경험을 알리는 이력서를 쓰는 게 좋죠. 또 과거에 어떤 직위에 있었는지가 아니라 어떤 문제를 해결했는지 말하는 게 도움이 됩니다.
▶좋은 관계맺기와 소통에 가장 필요한 것은=오래 전 아들들과 함께 휴가 계획을 세울 때였어요. 친구들을 초대해 뒤뜰에서 바베큐 파티를 할지, 호수로 가서 모닥불을 피우고 놀아야 할지 고민이었죠. 그런데 정작 톰이 딴청을 부리는 것 같아 “내 말 듣고 있니?”라고 물었더니 “그럼요. 엄마 말만 듣는 것은 아니지만요”라는 대답이 돌아왔어요. 모두가 집중하지 못하고 산만한 요즘 세상에서는 이런 식의 듣기가 일상적이죠. 이렇게 대충 듣다가는 개인적인 지인 뿐만 아니라 고객과 직원 모두를 잃어버리기 십상입니다. 미국 노동 통계국의 자료에 따르면 직장을 그만둔 사람들 중 46퍼센트가 자기말과 의견이 무시됐다는 것을 퇴사이유로 꼽았어요. 완벽하게 듣는 것은 관계를 시작하기 위한 핵심입니다. 열심히 들어주는 사람과는 깊이 연결돼 있다는 느낌을 갖게 됩니다.
이윤미 기자/meelee@heraldcorp.com
사진=윤병찬 기자/yoon469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