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도초과 보상 여부 ‘갈등’ 금융당국, 적정성 검토 착수

실손의료보험의 약제비 보상 범위를 두고 적지않은 민원이 제기되는 등 논란이 일고 있다. 실손의료보험은 가입자가 일정한 비율의 본인분담금을 내지만, 실제로 지출된 치료비 전액을 보장해주는 상품이다. 그러나 실손보험 가입자가 입원 후 퇴원하면서 처방 받는 약제비의 경우 입원과 통원의 개념이 명확치 않아 암 등 고액 약제비에 대한 보장 여부를 두고 보험사와 가입자간 갈등이 발생하고 있다. 이에 금융당국이 보상여부에 대한 적정성 검토에 착수했다.

20일 보험업계 등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최근 실손보험의 퇴원약제비에 대한 보상 적정성 등 법률검토에 착수했다. 실손보험에서 통원시 보상한도를 넘는 고액의 약제들이 개발되면서 보험금 지급여부를 둘러싼 가입자와 보험사간 충돌이 일고 있기 때문이다. 실손보험은 2009년 표준화 이전 보험가입건을 제외하면 보험가입자가 실제치료비에 대한 일정 비율(10~20%)의 본인부담금을 내고 전액 보장받는 상품으로 알려져 있으나, 입원, 외래, 약제비(처방조제) 등 각 항목별로 구분해 보험금 지급기준을 달리 적용해 운영된다.

입원의 경우 최대 5000만원 한도내에서 의료비의 80~90%를 보장하며, 외래는 치료비에서 통원 1회당 일정금액(병원규모별로 1만원, 1만 5000원, 2만원 등)을 차감한보험금을 지급한다. 보험가입 시 선택사항으로 최대 15만원에서 25만원 한도다.

그러나 약제비의 경우 입원과 통원간 개념을 명확히 구분하지 않아 보상범위를 둘러싸고 보험가입자와 보험사간 갈등이 발생하고 있다.

약제비는 의료비에서 1회당 일정금액(8000원)을 제외한 금액을 보장한다. 이 역시 보험가입시 선택사항으로 최대 5만~15만원 한도다. 이를 감안하면 외래와 약제비의 가입한도의 합계는 30만원 이내란게 보험업계의 지적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입원 후 퇴원하면서 처방받는 약제비는 의료비 영수증에 입원 중 투약과 별도 구분없는 경우가 많아 실무상 입원의료비로 간주해 보험금을 지급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일부 암치료의 경우 건강보험 적용이 되지않는 고액의 항암제 처방으로 인해 약제비 한도를 초과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다. 앞으로 건강보험 적용을 받게 된 잴코리가 대표적이다. 이 약의 가격은 1정당 20만원에 가깝다. 하루 2회 복용할 경우 40만원이며, 한달이면 약값만 1200만원에 달한다. 이외에도 수텐캡슐을 비롯 토리셀주, 타쎄바정, 아레사정 등이 고액의 약들이다.

하지만 보험업계는 약제비 보상한도 내에서 보장하는 것이 원칙이란 점을 내세우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실손보험의 약제비 가입한도는 정해져 있다”며 ”보상한도를 초과해 보장하는 것은 원칙을 깨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의료비 영수증상 통원약제비가 입원 중 투약과 구분하고 있지 않다는 점을 악용해 불필요한 입원 후 입원의료비로 보험금을 청구하는 사례도 적지않다”며 “병원의 검사비 등 수익목적과 환자의 이해관계가 일치할 경우 보험사기로 이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금융당국 관계자는 “약제비 보상 논란은 예상치 못한 고액의 항암제가 개발되면서 갈등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라며 “현재 실손보험 가입자의 퇴원시 약제비 보상에 대한 적정성을 판단하기 위해 법률 검토를 의뢰한 상태”라고 말했다. 또한 “모럴 해저드 가능성도 적지않고, 향후에도 고액의 약제가 개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획일적으로 보상기준을 정할 수도 없는 사안”이라고 덧붙였다.

김양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