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헤럴드 H스포츠=김성은기자 ] 파죽지세로 치솟던 한화의 상승세가 KT를 만나 한 풀 꺾이고 말았다.
5월 7일 한화생명 이글스 파크에서 열린 KT와의 경기의 승리는 KT의 몫이 되었다. 한참 상승세를 타던 한화는 최 하위 KT를 만나 상위권으로 도약하는 기회를 마련하고자 했지만 1승 2패로 기대에 못 미치는 루징시리즈를 기록했다.
3-0으로 먼저 앞서가던 한화는 3-6으로 역전을 당했다. 한화는 7회에 3점을 내며 6-6 동점까지 따라잡았지만 끝내기 희생플라이로 KT가 이날의 승리를 가져갔다. ‘마약야구’의 주인공이 이날은 KT가 된 것이다.
최하위 KT를 상대로 힘 빠지는 경기를 펼친 한화는 최근 상승세를 타고 있는 2위의 두산과 5월 8일 잠실종합운동장에서 주말 3연전을 펼친다. 한화는 다시 한 번 상승세를 몰고 오기 위해 배영수를 선발로 내세웠다.
배영수는 이번 시즌 선발과 구원을 오가며 6경기에 출전, 1승 1패 1홀드 평균자책점 8.44를 기록하고 있다. 배영수의 시즌 초반 성적은 팬들의 기대에 못 미치는 수준이었다.
구원으로 첫 등판한 NC전(4.5)의 경우 1이닝 2피안타로 1실점, 첫 선발경기였던 롯데전(4.10) 4.2이닝 4피안타 7실점, 두 번째 선발로 출전한 LG전(4.23) 2.2이닝 7피안타 3실점, 구원으로 등판한 SK전(4.25) 0.1이닝 2피안타 3실점을 기록했다. 4월에 출전한 5경기 중 4경기가 모두 팬들에게 실망을 안겨주는 경기내용이었다.
배영수는 선발로 출전하여 많은 이닝을 버티지 못했다. 4월 10일 롯데전의 경우 5이닝을 채 마무리 짓지 못하고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4월 25일 LG와의 경기에선 2.2이닝으로 아주 짧은 이닝만을 소화하면서 선발의 의무를 다 하지 못하고 강판 당했다.
구원등판의 경우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구원으로 등판한 세 번의 경기 중 홀드를 기록한 경기는 NC전(4.18)뿐이다. 이날은 1이닝 1피안타 무실점으로 경기를 무사히 지켜냈다. 하지만 그 밖의 두 번의 경기에서는 1이닝을 넘기지 않는 경기 동안 이닝을 깔끔하게 마무리 짓지 못하고 계속해서 안타와 볼넷을 주며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5월 2일 롯데전에서 과거‘푸른 피의 에이스’ 배영수를 다시 볼 수 있었다.
배영수는 이날 6.1이닝 3피안타 1볼넷 7삼진을 기록하며 좋은 투구내용을 보여줬다. 후속 투수 김기현이 주루상에 있던 타자를 모두 불러들여 2실점을 기록하게 됐지만, 배영수는 7회 아웃카운트 1개를 잡고 5-0의 스코어로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배영수는 주 무기 포크볼을 자유자재로 구사하며 롯데의 타선을 압박했다. 2회부터 5회까지 4이닝 연속 삼자범퇴로 이닝을 깔끔하게 마무리하며 첫 QS(퀄리티스타트)달성과 동시에 첫 승리를 따냈다.
4월 10일 롯데전에서도 배영수는 삼진 8개를 잡으며 롯데 타선을 꽁꽁 묶는 듯 했다. 하지만 5월 2일의 경기와는 다르게 7실점을 기록하고 마운드에서 내려와야만 했다. 두 경기는 무엇이 달랐을까?
배영수가 선발로 등판한 롯데의 두 경기를 비교해 보면 답이 보인다.
4월 10일의 경기에서는 볼넷이 많았다. 5월 2일 1회 최준석에게 내준 볼넷 1개만을 기록한 것과 비교했을 때, 10일 볼넷과 안타가 한 이닝에 몰리면서 다량 실점 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배영수는 주자가 나가면 피안타율이 급격하게 솟는다. 주자가 있을 때 배영수의 피안타율은 0.407, 득점권에선 0.462에 달한다. 주자가 없을 때 피안타율이 0.205인 것과 비교했을 때 피안타율이 두 배 이상 늘어나는 것이다. 배영수는 한 번 흔들리기 시작하면 여지없이 안타를 맞고 주자를 내보내며 실점을 기록했다. 주자 1,2루 0.500, 주자 1,3루 1.000, 주자 2,3루 1.000의 피안타율을 기록, 주자가 2명 이상 나가면 어김없이 안타를 맞는다는 얘기다.
배영수의 결정구는 직구 다음에 포크볼을 던져 땅볼이나 헛스윙을 유도하는 방식이다. 실투를 해서 공이 높게 떨어지면 안타가 아니라 큰 홈런을 맞을 확률이 높기 때문에 실투를 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배영수는 주로 땅볼을 유도하여 아웃을 잡는다. 그렇기에 내야수들의 수비도 굉장히 중요하다. 배영수가 삼자범퇴를 잡았던 대부분의 아웃카운트가 삼진과 땅볼이다. 볼넷이나 사사구로 주자를 내보내고 나면 종종 실투를 해서 안타나 홈런을 맞고 실점을 한다. 잘 막아오다가 한방에 무너지는 패턴인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내야수의 실책 없는 플레이가 중요하다. 그 동안 사람들을 웃게 만들었던 ‘개그 이글스’의 수비를 보여준다면 배영수는 어김없이 실투로 흔들리는 모습을 보일 확률이 높다. 하지만 오키나와에서의 ‘김성근 표 훈련’을 바탕으로 한 호수비로 배영수의 부담을 덜어준다면 한화의 연패행진은 여기에서 멈출 수 있다.
‘푸른 피의 에이스’ 배영수가 완벽한 피칭과 함께 ‘주황 피의 에이스’로 자리매김 할 수 있을지는 배영수 본인뿐만 아니라 한화 이글스 선수 모두에게 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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