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상수 기자]존 필립 키 뉴질랜드 총리가 “한국과 뉴질랜드는 비슷한 게 많은 나라여서 한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이 양국 간 투자를 확대하고 우호관계를 다지게 해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키 총리는 24일 주한 뉴질랜드 대사관과 뉴질랜드 상공회의소 공동으로 서울 그랜드 하얏트호텔에서 열린 조찬 간담회에서 “FTA는 말은 쉽지만 완성하는 게 어려워 양국은 오랜 시간 계획하고 준비해 왔다”면서 “양국 FTA 체결로 향후 한국과 뉴질랜드 관계에 더 많은 기대를 걸게 된다”고 말했다.

양국 FTA 체결 과정에서 가장 어려웠던 과제로 농업을 꼽았다.

뉴질랜드 총리, “韓ㆍ뉴질랜드는 비슷한 게 많은 나라,  FTA에 기대 걸어”-copy(o)1

그는 “한국에서 농업이 민감한 분야인데 뉴질랜드와는 상호보완적인 관계”라며 “뉴질랜드는 쌀을 생산하지 않는다. 대신 한국 소비자는 아보카도, 체리 등 뉴질랜드 농산물을 많이 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뉴질랜드에선 자동차나 기차, 텔레비전 등은 수입해야 한다. 이처럼 소비자가 더 많은 선택권을 가진다는 건 나쁜 게 아니다”고 덧붙였다.

그는 양국이 유사한 점이 많다고도 했다.

키 총리는 “정부 규모나 예산, 적자 규모까지도 한국과 뉴질랜드는 유사한 점이 많다”며 “뉴질랜드의 전통적인 시장은 미국이나 영국, 호주 등이지만 최근에는 중국과 한국 등 아시아 시장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과거 민간 투자은행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는 키 총리는 “민간기관이나 정치나 모두 이익을 창출해야 한다는 점에선 같다”면서도 “다만 정치는 모든 일이 공공영역이기 때문에 모든 지출에 대해 국민이 정당하게 이해해야 한다. 사소한 비용이라도 정치적으론 큰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한국 및 뉴질랜드 관계자 150여명이 참석했다. 키 총리는 4번째 방한이며, 방한 길에는 37명의 경제 사절단이 함께했다.

앞서 키 총리는 지난 23일 박근혜 대통령과 만나 한국ㆍ뉴질랜드 자유무역협정(FTA)에 정식 서명했다. 양국 정상은 작년 11월 호주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때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양국 FTA의 실질적인 타결을 선언한 바 있다.

한국은 뉴질랜드의 6번째로 큰 수출국이자 8번째 규모의 수입국이다. 뉴질랜드는 작년 기준 한국과의 교역액이 40억달러로, 한국은 주로 승용차와 건설중장비, 화물자동차 등을 수출한다. 뉴질랜드는 원자재와 목재, 낙농품, 육류 등이 주요 수출품이다.

또 FTA를 통해 뉴질랜드는 한국 청년에 대한 워킹홀리데이 허용 인력을 현행 1800명에서 3000명으로 늘리고 한국어 강사, 태권도 강사 등 10개 직종의 한국인 200명을 최대 3년간 유효한 취업비자를 발급해주는 등 인력 교류도 강화하기로 했다.

양국은 FTA 정식 서명 외에도 ▷수산협력 ▷방산협력 ▷과학기술ㆍ정보통신협력 ▷남극협력 등을 논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