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정태일 기자]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당대표 선출 효과로 차기 대선주자 지지율 조사에서 20%대 후반까지 치고 올라갔지만, 취임 한 달 만에 20%대 초반으로 하락하면서 상승세가 뚜렷하게 꺾이고 있다.

12일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지난 10, 11일 19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95%신뢰수준 ±3.1%포인트)에 따르면 문 대표는 11일 기준 22.9%의 지지율을 기록했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11.6%, 박원순 서울시장이 9.7%, 이완구 국무총리가 8.4%로 이와 비교하면 문 대표가 차기 대선주자 중에서 여전히 독보적인 1위를 달리고 있지만 최근 눈에 띄게 지지율이 줄어들고 있다.

당대표 효과 시들…지지율 빠지는 문재인-copy(o)1

문 대표 지지율은 당대표 선출 전인 2월 1주차 18.5%에서 취임 직후 2주차 들어 25.2%로 껑충 뛰어올랐다. 이후 3주차 때 27.5%까지 추가 상승하면서 30%대를 목전에 두기도 했다. 당시 정치권 일부 전문가들은 문 대표의 급상승에 대해 ‘신드롬’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2월 4주차 27%, 3월 1주차 24.5%로 떨어지더니 가장 최근 조사에서 20%대 초반까지 내려왔다. 3주 만에 지지율이 5%포인트 가까이 빠진 셈이다.

정치권 관계자들은 문 대표가 취임 초기 내세웠던 메시지의 선명성이 약해지면서 지지율이 하락한 것으로 보고 있다. 취임 초 문 대표는 박근혜 정부와 전면전을 펼치겠다고 강력히 맞섰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정책 이슈에서 기대했던 것 만큼 주도권을 잡지 못한다는 것이다.

당내 한 중진급 의원도 “유능한 경제정당이라고 포지셔닝은 훌륭하게 했는데 공격적으로 의제들을 치고나가지 못해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실제 문 대표는 소득주도성장을 강조하며 최저임금 인상을 논의하기 위한 여ㆍ여ㆍ정 협의체 구성을 제안했지만 새누리당은 이에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문 대표가 추진하는 최저임금법 개정안에 대해서도 소관 상임위원회 여당 의원들부터 전면 반대하고 있다.

이와 함께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 대사 피습 이후 보수층이 발빠르게 결집하면서 문 대표 지지율 하락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나아가 천정배 전 법무부 장관의 탈당과 4월 보궐선거에 대한 부정적 전망이 겹친 것 또한 문 대표 지지율에 악재로 작용했다는 해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