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윤미 기자]송이구름, 늑골구름, 대머리구름, 벌집구름, 두건구름, 렌즈구름…

파란 하늘에 떠 흘러가는 구름을 보면 마음도 두둥실 뜬다. 아이들이 그린 그림에는 꼭 그런 구름 한 점이 떠 있게 마련이다. 구름은 평온한 마음의 표현인 것이다. 그런데 그런 구름을 본 지가 언제인지 아득해지는 건 왜일까.

흔히 구름의 모양을 보고 양떼구름, 비늘구름, 뭉게구름 등으로 부르는 경우가 많지만 이런 이름은 별명이지 과학적 분류에 따른 건 아니다.

세계기상기구(WMO)는 구름을 기본 10종으로 나누고 이 기본 구름들을 모양과 두께, 위치에 따라 100여종으로 세분화한다.

구름이름 어디까지 아니?

기본 10종은 상층운과 중층운, 하층운, 중충에서 하층으로 퍼지는 구름으로 나뉜다. 일명 새털구름으로 불리는 권운과, 비늘모양의 권적운, 물안개 모양의 권층운은 상층운이다. 일명 양떼구름으로 불리는 고적운은 중층운, 하층운에는 뭉게구름으로 잘 알려진 적운, 밭고랑 모양의 층적운, 가을 안개구름인 층운 등이 있다.비를 몰고 다니는 구름은 중층에서 상층, 또는 하층으로 퍼지는 구름이다.

기본구름을 판별하는 방법은 구름의 높이, 구름의 밀도와 바닥색깔, 움직이는 속도 등으로 구분한다.

구름의 여왕은 빗자루로 쓸어놓은 듯 가장 높은 상공에서 흐르는 권운. 이 구름은 대기의 온도가 낮기 때문에 물방울이 아닌 작은 얼음결정으로 이뤄져 있다. 이 얼음 결정이 구름에서 떨어져 나가는 것과 동시에 상공의 강한 바람에 흩날리면서 뿔뿔이 흩어져 실 모양의 긴 유선이 생긴 것이다. 봄과 가을 상공을 통과하는 제트 기류의 영향이다. 권운의 대표 선수는 낚싯바늘처럼 구부러진 형태의 갈고리 구름. 명주실 구름, 구름 꼭대기가 솟아오른 탑구름, 늑골구름도 권운에 속한다.

새하얀 조약돌을 한가득 깔아놓은 듯 구름조각들이 한가득 모여있는 것은 권적운이다. 모습이 생선비늘처럼 보인다고 해서 비늘 구름, 고등어의 몸통을 닮았다 해서 고등어구름으로 불리기도 한다. 파도구름, 송이구름, 벌집구름 등이 여기에 속한다.

고적운은 마치 하늘에 거품이 인듯한 풍부한 표정을 지닌 구름. 고층운은 한가지 색으로 하늘을 칠해버리는 회색 벽같은 구름이다.

구름이름 어디까지 아니?

거센 비와 강풍을 동반한 하늘의 난폭자 적란운은 거대하고 크다. 태양빛을 가리기때문에 이 구름 아래에 들어서면 주위가 어두워지고 강렬한 상승기류 때문에 발생하는 거센 비와 천둥을 동반하는 게 특징이다. 한 여름 오후에 쏟아지는 소나기나 갑작스런 뇌우는 이 구름이 한 짓이다. 적란운은 대머리구름과 털보구름이라는 두 종으로 나뉘는데 구름 꼭대기가 대류권계면에 닿아서 수평방향으로 넓게 퍼진 모양의 구름을 모루구름이라고 한다. 구름 꼭대기의 윤곽이 명확한 구름은 대머리구름이다.

구름이 상층구름인지 낮은 구름인지 판별하는 방법은 구름이 움직이는 속도를 보면 알 수 있다.

지표면에서 수백미터 정도 되는 높이에 떠 있는 적운이나 층적운은 우리와 가깝기 때문에 겉으로 보기에 매우 빠르게 움직이는 것처럼 보인다. 반면 1만미터를 넘기도 하는 상층 구름인 권운이나 권적운은 지표면과 멀어 움직임이 느려 보인다.

이는 저녁에 태양이 질 때 더 쉽게 알 수 있다. 하층의 구름은 태양과 멀어 아직 회색빛으로 남아있지만 상층의 구름은 태양빛이 좀 더 오래 구름에 닿아 빛난다.

구름의 변화와 발달은 전형적인 패턴을 보인다. 따라서 구름을 보면 하늘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가령 적운이 적란운으로 발달해 가는 과정은 드라마틱하다.

적운은 국소적으로 발생한 상승기류 때문에 생긴다. 맑은 여름날 아침 낮은 적은, 넙적구름이 하늘에 한 점 떠 있다가 태양이 높이 떠오르면 지면이 점점 데워지고 상승기류가 일어나면서 넙적구름은 점점 높아지면서 중간구름으로 발달해나간다, 그 상태에서 점점 더 커져 봉우리구름을 성장하하다가 오후가 되면 더 발달해 비를 쏟는 강수구름이 된다.

구름이름 어디까지 아니?

지구를 감싸고 있는 대기는 두께가 수백킬로미터에 이르는데 구름은 그 중 가장 아래층인 대류권 즉 높이가 지표면에서 15킬로미터까지인 한정된 대기층에서 일어나는 현상이다. 구름의 정체는 바로 대류권의 대기에 포함된 수증기가 응결하면서 생긴 물방울이나 작은 얼음 결정이다. 구름의 결정은 작고 가벼워 공기의 저항이나 바람의 영향을 받으면 지상으로 떨어지지 못하고 떠 있게 된다.

일본의 기상예보관이자 천문학자, 구름애호가인 무라이 아키오와 우야마 요시아키는 10여년동안 구름사진을 찍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구름사전’(사이)을 펴냈다. 요시아키는 2006년부터 10년째 그날의 구름 사진을 인터넷 ‘구름일기’에 올리고 있다.

이 책은 하늘과 태양, 바람이 만들어내는 콜라보레이션을 230여컷의 아름다운 구름 사진을 담아 보는 즐거움을 선사한다.

책 뒤편에는 구름 관찰 요령, 구름을 잘 찍는 사진 노하우 등도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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