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슈퍼리치섹션 성연진 기자] 신데렐라가 실존했다면 ‘유리구두’는 어떤 모습일까.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구두를 만든다는 디자이너 9명이 디즈니와 함께 손잡고 유리구두를 만들었다. 앞서 이들의 스케치만 공개했던 디즈니는 현지시간으로 14일 각 디자이너의 상상력이 더해진 신데렐라의 구두를 공개했다.
흡사 유리 같은 투명 아크릴 위에 반짝이는 크리스탈을 얹은 구두는, 슬링백부터 펌프스까지 신데렐라의 구두를 현대 세계에 맞게 재해석했다. 이 시대 톱 디자이너의 실물과 스케치를 함께 비교해보면, 동화 신데렐라가 실사판으로 어떻게 재구성될지 가늠해볼 수 있다.
1. 샬롯 올림피아(Charlotte Olympia)
자유분방하고 키치한 디자인을 선보이는 샬롯 올림피아는 신데렐라의 유리구두로 뭉툭한 펌프스힐을 선택함으로써, 자신만의 감각으로 재탄생시켰다. 아버지는 빌리어네어, 어머니는 브라질의 슈퍼모델 출신으로 여동생 앨리스 역시 2011년 샤넬 보이백의 모델이기도 한 유명 모델이다. 때문에 디자이너로 데뷔 전부터 유명인사였다. 고양이 모양의 키티 플랫, 투명한 아크릴 클러치로 유명하며, 국내에는 지난해 론칭했다.
2. 니콜라스 커크우드(Nicholas Kirkwood)
구두 뒷 부분을 반짝이는 리본으로 장식해 신데렐라가 마법에 걸리는 순간을 표현하려한 니콜라스 커크우드. 1980년생의 독일 출신 영국 디자이너로 2005년 첫 콜렉션을 발표한 데뷔 10년차다. 커크우드는 그동안 건축물을 연상케하는 구조적인 구두를 디자인해왔다. 특히 이번 신데렐라 유리구두처럼 구두 뒷꿈치에 장식을 단 ‘프릴 백’은 그의 시그니처 구두기도 하다. 기발하고 발랄한 아이디어로 주목받아오던 그는 지난해 초부터 루이뷔통으로 유명한 프랑스의 명품패션그룹 LVMH에 속해있다. 작년 뉴욕패션위크 공식 후원사로 참여한 삼성전자의 모바일 악세서리를 디자인하기도 했다.
3. 르네 까오빌라(Rene Caovilla)
스와로브스키 크리스탈을 탁월하게 사용하기로 유명한 르네 까오빌라는 신데렐라의 상징인 푸른 색을 구두에 사용했다. 1938년 이탈리아에서 태어난 그는 구두 장인이었던 아버지 밑에서 자라 1950년 파리와 런던으로 디자인을 공부하러 떠났다. 1970년대에는 발렌티노와 1980년대에는 크리스찬 디올, 샤넬과 콜라보레이션을 했으며, 2000년 칼 라거펠트와 협업을 하면서 까오빌라는 오늘날 브랜드의 상징이 된 ‘보석 구두’를 만들기로 결심한다. 이후 크리스탈, 진주 등 반짝이는 구두는 르네 까오빌라만의 상징이 됐다. 국내에는 배우 전지현이 결혼할 당시 ‘웨딩 슈즈’ 브랜드로 알려져있다.
4. 스튜어트 와이츠먼(Stuart Weitzman)
9명의 톱 디자이너 가운데 유일하게 신데렐라의 ‘유리부티’를 선보인 스튜어트 와이츠먼은 이전에도 신데렐라의 유리구두에서 영감을 받은 구두 디자인을 선보인 바 있다. 이탈리아 가죽과 다이아몬드, 백금을 세팅해 만든 이 구두는 2004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가수 앨리슨 크라우스가 신었다. 이 구두의 가격은 약 200만 달러로, 현재 세계에서 가장 비싼 구두 톱5 가운데 하나다. 그는‘스틸레토의 술탄’이라는 별칭을 안고 다니는 디자이너로, 시즌별 300종 구두를 생산한다. 무릎 위까지 올라오는 ‘니하이(kneehigh) 부츠’와 ‘웨지힐’은 영국의 케이트 미들턴 왕세자비도 즐겨신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최근에는 패션 브랜드 ‘코치’에 인수됐다.
5. 살바토레 페라가모(Salvatore Ferragamo)
페라가모야 말로 신데렐라의 유리구두를 만들기에 가장 적합한 구두 메이커였을지 모른다. 페라가모에 혁신적 디자이너에게 주는 니먼 마커스 상(Neiman Marcus Award)을 안겨 준 구두가 바로 ‘인비저블(invisible) 슈즈’이기 때문이다. 1947년 창업자 살바토레 페라가모는 투명 낚시줄로 발등과 발목을 엮어 구두 윗판이 보이지 않고 굽만 보이는 샌들을 디자인했다. 투명한 유리구두의 시초인 셈이다. 현재 그의 아들과 딸들이 가족경영하고 있는 페라가모는 아버지의 혁신적 디자인을 이어받아 현대판 신데렐라의 ‘인비저블 슈즈’를 만들어냈다.
6. 폴 앤드류(Paul Andrew)
폴 앤드류는 마법으로 운명이 바뀐 신데렐라와 닮은 디자이너다. 브랜드 론칭 2년만에 미국 보그에서 남성복과 여성복을 제치고 최초로 패션디자이너협회 상을 탄 슈즈디자이너가 됐기 때문이다. 국내엔 아직 알려지지도 않은 패션계의 남성 신데렐라인 그는 어쩌면 신데렐라의 유리구두를 디자인하기에 가장 적합한 디자이너였을지도 모른다.
7. 제롬 루소 (Jerome C. Rousseau)
짙은 푸른 빛의 스트랩 유리 구두를 디자인한 제롬 루소. 2008년 론칭한 캐나다의 구두 디자이너인 그는, 직접 페이스북에 디자인한 유리구두를 들고 찍은 사진을 찍어 올리기도 했다. 구두 디자이너로서의 꿈을 꾸던 계기가 좋아하던 밴드의 뮤직비디오를 보며 그들에게 어울리는 구두를 스케치하던 것이었다는 그는, 런던과 로스앤젤레스에서 10년간 디자인을 공부했다. 카메론 디아즈, 크리스틴 스튜어트, 케이티 홈즈, 제시카 알바, 미란다 커가 그의 구두를 사랑하는 스타다.
8. 지미 추(Jimmy Choo)
신데렐라의 유리구두를 눈부시게 반짝이는 스틸레토 힐로 표현한 지미 추. 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에서 “지미 추를 처음 신는 순간, 넌 악마에게 영혼을 판 거야”라는 대사가 나올만큼 트렌드를 이끄는 브랜드다. 말레이시아 출신 구두 장인 지미 추는 런던 뒷골목의 공방에서 수작업으로 슈즈를 만들다가 오늘날 세계적 구두 디자이너가 됐다. ‘섹스앤더시티’의 슈어홀릭 주인공 캐리도 마놀로블라닉과 함께 가장 사랑하는 브랜드로 지미추를 꼽기도 했다.
9. 알렉산더 버만(Alexandre Birman)
브라질의 구두 디자이너 알렉산더 버만은 하얀 새틴 소재에 반짝이는 은빛 곡선을 배치한 유리구두를 선보였다. 국내엔 잘 알려져있지 않지만, 버만은 미국 뉴욕 어퍼이스트사이드의 상류층 10대를 다룬 드라마 ‘가십 걸’ 에피소드에 등장할만큼 ‘핫’한 구두 브랜드다. 주로 뱀피나, 악어가죽, 도마뱀가죽, 타조가죽 등 다양한 가죽을 쓰기로 유명한 버만은 이번 유리구두 프로젝트에선 이례적으로 가죽이 아닌 새틴으로 유리구두를 표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