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정진영 기자] “슈퍼소닉 록페스티벌 참여 결정은 많은 인디밴드들의 출연을 조건으로 이뤄졌습니다.”
10년 만의 새 앨범 19집 ‘헬로(Hello)’로 ‘가왕’의 무게를 내려놓고 동시대와의 호흡을 천명한 조용필. 그는 끊임없는 자기 혁신과 더불어 음악적 생태계의 다양성을 강조했다.
15일 오후 8시, 조용필은 서울 이태원동의 한 음식점에서 기자들과 만나 새 앨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조용필은 “지금까지 시대를 벗어나는 음악을 하기 위해 애를 썼지만 늘 모자랐다. ‘가왕’이란 수식어는 쑥스럽다”며 “지금의 나는 신인이다. 과거의 조용필은 과거로 남겨두고 현재와 미래의 음악을 하는 조용필을 만들고자 국내ㆍ외 작곡가와 함께 앨범을 작업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조용필 19집은 16일 앨범 판매량 18만 장을 돌파했다. 앨범의 유통을 담당하고 있는 유비너설 뮤직에 따르면 조용필 19집은 입고 즉시 판매되는 ‘셀스루(Sell-Through)’ 현상을 보여주고 있다.
조용필은 이 같은 인기의 원인으로 온라인을 중심으로 한 미디어의 진화와 콘텐츠 소비 환경 변화를 꼽았다. 그는 “90년대 초반부터 방송 활동 대신 공연에만 집중해왔다. 18집 ‘오버 더 레인보우(Over The Rainbow)’를 발매한 2003년 당시만 해도 방송 활동 없이 앨범을 홍보하는 일은 쉽지 않았다”며 “최근 미디어와 음악 소비 방법이 인터넷 중심으로 재편됨에 따라 젊은 층에게 음악을 많이 알릴 수 있게 됐다”고 인기 비결을 설명했다.
최근 데뷔 45년 만에 첫 록페스티벌 출연을 결정해 화제를 모은 조용필은 인디 밴드에 대한 많은 관심을 부탁했다. 오는 8월 서울 올림픽공원에서 열리는 ‘슈퍼소닉 2013’ 무대에 오르는 조용필은 “실력 있는 인디 밴드들이 많지만 이들이 설만한 무대는 많지 않다”며 “이번 록페스티벌에 ‘헬로 스테이지’란 타이틀로 무대를 만들고 인디밴드 20여 팀을 무대에 세우는 조건으로 출연을 결정했다. 대신 나는 ‘노 개런티’로 무대에 오른다”고 출연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그는 “K-팝의 음악적 수준이 대단히 높아졌고 나도 많은 영향을 받고 있지만, 음악보다 퍼포먼스의 비중이 높아지면 음악적 가치가 깎일 수도 있다”며 “가수의 매력을 뽑아내는 일은 가수를 비롯해 프로듀서와 기획자들의 부단한 연습과 노력 없이는 어렵다”고 가요계에 고언을 전하기도 했다.
조용필은 19집 일본어 버전 발매를 일본 측과 논의 중이다. 조용필은 과거 일본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며 600만 장 이상의 앨범 판매고를 기록한 바 있다. 그는 “1996년 공연을 마지막으로 일본 활동을 하지 않았다”며 “일본에서 앨범이 발매된다면 한국과 마찬가지로 방송 활동 없이 공연만 벌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공연을 준비하면서 20집 작업을 진행 중”이라며 새 앨범 발매 소식을 전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임을 간접적으로 암시했다.
한편, 조용필은 오는 31일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 공연을 시작으로 12월까지 전국 투어를 벌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