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브랜드 지난해 3만개 넘어…경쟁↑
가수·유튜버까지 인디브랜드 출시 열풍
ODM사 통해 시장…온라인 인지도 활용
[헤럴드경제=김희량 기자]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의 딸 조민 씨에 이어 70대 유명 유튜버 박막례 씨가 최근 화장품 사업을 시작하면서 화제다. 뷰티 전문 유튜버(뷰튜버)는 아니지만, 크리에이터 경험을 발판 삼아 인지도를 활용해 사업을 확장하는 행보로 풀이된다.
업계에 따르면 크리에이터 박막례는 할머니의 지혜를 담은 젊은 세대를 위한 화장품이라는 콘셉트의 브랜드 ‘례례’의 론칭 방송을 3일 W컨셉을 통해 송출한다. 그는 앞서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서 본인의 피부 관리 비법으로 공개한 쌀뜨물과 도토리 가루를 활용한 상품을 소개한다. 조민 씨도 클린뷰티 브랜드 ‘세로랩스’를 출시했다.
두 브랜드는 모두 제조사가 개발과 생산을 담당하는 ODM 기업인 한국콜마와 코스맥스를 통해 만들어진다. ODM사를 통해 제품 개발과 생산에 소요되는 시간을 절감하고, 유명인의 인지도를 통해 홍보와 마케팅을 전개하는 방식이다. 자신의 뷰티 브랜드를 만드는 인플루언서, 유명인이 늘면서 화장품 사업의 문턱도 낮아지고 있다. 가수 전소미·강민경 역시 올해 각각 브랜드 글맆(GLYF), 포트레 출시에 참여했다.
특히 신생(인디) 브랜드는 최근 K-뷰티 열풍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 화장품 자체가 유통 마진이 65~70% 차지하는 데다 계절을 크게 타지 않는 재구매율이 높은 품목이기 때문이다. 신선식품 대비 보관과 유통기한이 길어 수출 등 판로 확대에도 유리하다. 최근 컬리, 무신사, W컨셉 등 기존 이커머스 플랫폼이 뷰티 부문을 확대하면서 ‘온라인 판매에 유리한 환경’이 조성된 점도 무관하지 않다. 작년 헬스앤뷰티(H&B) 스토어 시장 점유율 1위인 올리브영은 온라인 매출 1조원을 돌파, 수출 전용 글로벌몰을 확대하고 있다.
화장품은 높은 온라인 침투율이 강점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3월 기준 화장품 소매판매액 중 온라인 쇼핑 거래액 비중은 36.8%로 지난해 전체 품목의 비중(25.4%) 대비 높았다. 로드숍 등 오프라인 매장에서 바르기보다 특정인의 추천을 따라 구입하는 ‘디토 소비’ 및 SNS 마케팅이 확산되며 화장품의 온라인 침투율은 높아지는 추세다.
경쟁도 치열하다. 식약처에 따르면 화장품책임판매업체 수는 2019년 1만5707개에서 지난해 3만1524개로 급증했다.
최근에는 식품업계까지 나서 신생 뷰티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지난 10월 하이트진로그룹 계열사 서영이앤티는 화장품 제조사 비앤비코리아를 인수하며 뷰티 사업에 진출했다. hy 또한 자체 개발 원료 ‘피부 유산균 7714’를 사용한 뷰티 브랜드 ‘프레딧 뷰티’의 팝업 스토어를 올해 9월 펼쳤다. 업계는 내수와 수출을 포함한 국내 화장품 시장 규모를 64조원(지난해 기준)으로 추정하고 있다. 내수 부진 속에서 성장 동력을 찾는 업체들이 뷰티에 진출하는 이유다.
가장 큰 수익을 내는 곳은 ODM 기업이다. 뷰티 시장 자체가 커지면서 신규 브랜드 출시를 원하는 사업가와 업체 ‘고객’이 늘고 있어서다. 한국콜마는 올해 3분기 연결기준 매출 6265억원, 영업이익 545억원을 기록했다. 인디 브랜드의 수출용 수주 물량 증가와 선케어 제품 호조로 해당 분기 한국법인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2736억원, 373억원을 기록하며 3분기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코스맥스 또한 올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액 1조6081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