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신수정 기자] 거듭되는 외국인의 매도 공세로 삼성전자 주가가 13일까지 6거래일째 하락하며 135만7000원까지 떨어졌습니다. 6거래일동안 11.88%나 내린 것입니다.
지난 7일 JP모건과 지난 11일 모건스탠리가 갤럭시S4 판매가 예상보다 부진할 것이라며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낮춘 것이 1차적인 원인으로 꼽힙니다.
하지만 스마트폰 판매 둔화 우려는 이미 알려진 내용임에도 불구하고 외국인이 과도한 매도 물량을 쏟아내고 있어 배경이 무엇인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지난 7일 이후 5거래일 동안 외국인의 삼성전자 순매도 금액은 1조5000억원에 육박합니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에 대한 공매도 금액은 약 2591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이례적으로 많은 규모로 두고 외국인의 ‘공매도 작전설’ 등이 제기되기도 했습니다.
일각에서는 배당을 둘러싼 월가와 삼성전자의 갈등 때문이라는 설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월가의 자본세력은 삼성전자에 배당을 늘릴 것을 요구했지만, 삼성전자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는 것입니다.
삼성전자의 중간배당은 지난해의 경우 주당 500원, 기말 배당도 7500원에 불과했습니다. 최근 외국인 매도로 다소 낮아지긴 했지만 삼성전자의 외국인 지분은 여전히 50%에 육박합니다.
앞서 지난 4월 애플은 주가하락으로 성난 투자자들을 달래기 위해 배당을 주당 2.65달러에서 3.05달러로 15% 늘리겠다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진실이 무엇이든 이처럼 삼성전자 주가 급락을 둘러싸고 갖가지 설이 나도는 것은 펀더멘털에 비해 주가가 지나치게 떨어졌기 때문입니다. 이날 영국 경제전문지 파이낸셜타임스(FT)마저 삼성전자의 주가 하락을 두고 “정당화하기 어렵다(hard to justify)”고 밝혔습니다.
FT는 “스마트폰 시장의 경쟁 심화로 마진 하락 압력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나 이는 새로운 사실도 아니고 삼성전자가 붕괴할 것이라는 신호도 없다”며 “삼성전자에 있어 흥미로운 포인트는 휴대폰이 아닌 밸류에이션”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삼성전자의 밸류에이션은 ‘그리 높지 않은(undemanding)’ 수준이며, 주가수익비율(PER)은 7배로 애플(11배)이나 소니(33배)에 비해 저평가됐다는 것입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삼성전자에 ‘매수’ 의견을 내지 않은 애널리스트는 3%에 불과하지만 애플은 25%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삼성전자에 부정적인 의견을 냈던 JP모건이나 모건스탠리 역시 목표주가를 현재 주가 수준 대비 약 30~40% 높은 190만원, 175만원으로 제시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