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사 참석자에 들어보니

‘헤럴드디자인포럼2013’이 일본 건축계의 거장 이토 도요의 강연으로 포문을 연 가운데 참가자들의 뜨거운 반응이 이어졌다.

8일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에서 열린 포럼에는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이른 아침부터 남녀노소 각계각층의 사람들이 모여 열기를 더했다. 그 가운데 유독 나이 어린 학생이 눈에 띄었다.

어머니 정경숙(42) 씨의 손을 잡고 포럼을 찾은 이신은(12), 이지은(7) 자매가 그 주인공. 이 두 자매는 현재 정규 교육을 받지 않고 집에서 자유로운 경험을 쌓고 있는 중이다.

어머니 정경숙 씨는 “아이들이 살아가다 보면 학교교육이나 가정교육이라는 틀에 얽매여 굳은 생각을 가지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 그것에서 탈피해 시각을 넓히고 ‘삶을, 또 미래를 어떻게 디자인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스스로 가지기를 바랐다”며 “디자인포럼이 관점을 넓히고 아이들의 미래를 열어줄 수 있는 일종의 ‘대안교육’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고 말했다.

정 씨가 아이들과 함께 이토 도요의 강연을 들으며 느낀 것은 ‘인간의 삶 자체가 디자인’이라는 것.

“평소 무감각하게만 바라봤던 건축물이 그곳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에 밀접한 영향을 끼친다는 것을 깨달았다”는 게 정 씨의 감상이다.

직접 티켓을 구매해 포럼에 참가한 이들 중에는 미래의 ‘디자인 피플’을 꿈꾸는 여고생도 있었다. 동탄국제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손지희(17) 양은 고교 진학 후 여러 종류의 패션ㆍ디자인 잡지를 접하며 디자인을 세상에 전파하는 ‘에디터’가 되기로 마음을 먹었다.

손 양은 “이번 포럼에 참가하기 위해 같은 꿈을 꾸고 있는 친구와 함께 학교에 체험학습 신청서까지 내고 왔다”며 “디자인의 사회적 가치를 전해준 이토 도요의 강연에 이어 또 어떤 세션이 이어질지 궁금하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한편 짧은 머리로 포럼장을 찾은 배재현(22) 씨는 현재 해병대 1사단에 근무 중인 ‘현역 군인’이다. 대구대학교에서 산업디자인을 전공하다 입대한 그는 군대에서도 디자인에 대한 열망을 참지 못하고 스케치와 디자인 잡지 구독을 이어왔다. 그러던 중 헤럴드디자인포럼2013의 개최 소식을 듣고 한달음에 달려온 것.

배 씨는 “팀 브라운은 그의 사인을 받고 싶을 정도로 좋아하는 디자인계의 아이돌인데, 직접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니 꿈만 같다”며 웃었다.

이슬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