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필 15년만에 도쿄 콘서트…4000여 일본팬 “앙코르”

[도쿄=정진영 기자] 15년 만에 일본 대중 앞에 나선 ‘가왕’ 조용필의 선택은 정공법이었다. 일본 내에서 ‘엔카(일본 전통가요)’의 이미지가 강한 조용필은 추억을 되새김질하는 친근한 레퍼토리 대신 국내에서 선보였던 것 이상의 혁신적인 무대로 현지 팬들을 사로잡았다. 조금은 낯선 모습의 귀환을 향해 4000여 팬들은 환호성과 기립박수로 응답했다.

지난 7일 오후 6시30분 일본 도쿄 국제포럼홀에서 조용필의 단독콘서트 ‘원나잇스페셜(One Night Special)’이 열렸다. 1998년 이후 처음으로 일본 무대에 오른 조용필은 약 2시간 동안 ‘바운스(Bounce)’ ‘걷고 싶다’ 등 19집 수록곡과 ‘미지의 세계’ ‘꿈’ ‘단발머리’ ‘나는 너 좋아’ 등 히트곡, 1986년 일본에만 발매했던 ‘추억의 미아(想い出迷子)’ 등 앙코르 포함 23곡을 소화하며 건재를 과시했다. 80년대 중후반 다니무라 신지, 알란 탐 등과 아시아 각 지역을 돌며 벌였던 합동 콘서트 ‘팍스뮤지카(Pax Musica)’의 테마곡이었던 ‘친구여’와 일본어로 부른 ‘돌아와요 부산항에’ ‘창밖의 여자’ 등은 일본 팬들에게 재회의 선물 같은 곡이었다.

‘가왕’의 15년만의 인사 ‘헬로’에 日 팬 가슴 ‘바운스 바운스’(8일 오전 6시 엠바고)
가수 조용필이 지난 7일 오후 일본 도쿄 국제포럼홀에서 단독콘서트 ‘원나잇스페셜’ 무대에 올라 열창하고 있다. [사진제공=인사이트]

이번 콘서트에서 가장 눈길을 끈 부분은 ‘닷이미지(Dot Image)’라는 특수기자재를 사용한 무대연출이었다. 닷이미지는 다채로운 색으로 변화하는 구형 발광다이오드(LED)를 이용해 무대 위에 거대한 갈매기의 날갯짓을 형상화하고 곡의 리듬과 어울리는 다양한 기하학적인 이미지를 그려내며 무대에 입체감을 줬다.

얌전하기로 유명한 일본 관객도 콘서트 막바지엔 흥을 이기지 못해 결국 일어서서 몸을 흔들며 앙코르를 외쳤다.

한국에서 조용필은 인천(11월 30일)과 부산(12월 7일)에서 하반기 투어 일정을 마무리한 뒤 서울(12월 13일)과 대구(12월 21일) 앙코르 콘서트를 이어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