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양대근 기자] 대법관 후보자로 지명된 박상옥 전 형사정책연구원장<사진>이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의 담당검사였다는 사실이 3일 드러났다.
이날 대법관 후보자 인사청문특별위원회 소속 서기호 정의당 의원은 자료를 내고 “박근혜 대통령이 국회에 보낸 대법관 임명동의안의 임명동의 요청사유나 박 후보자의 주요경력에도 이 사건을 담당했다는 내용은 빠져 있어 일부러 누락시킨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며 이 같이 밝혔다.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은 서울대학교 3학년이던 박종철군이 지난 1987년 1월 14일 치안본부 대공수사관들에 의해 영장 없이 불법으로 강제 연행된 후 경찰의 물고문 등으로 사망한 사건이다. 당시 경찰은 박군이 자기압박에 의해 충격사했다고 발표했으나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의 폭로로 진상이 밝혀졌고 이는 6월 민주화항쟁의 출발점이 됐다.
수사를 맡았던 검찰은 같은 해 2월 고문경찰관으로부터 “범인이 3명 더 있다”는 자백을 받았으나 수사를 진행하지 않은 채 2명만 기소하는 선에서 사건을 매듭지으려 했지만, 사제단이 이 사실을 폭로한 후 재수사에 대한 여론이 커지자 3명을 추가로 구속한 바 있다.
검찰은 당시 치안본부장에 대해 “범인 축소 조작에 가담한 혐의가 전혀 없다”며 무혐의 처분했으나 민주화항쟁 이후인 1988년 1월 15일에서야 직권남용 및 직무유기 혐의를 적용해 구속했다.
진실ㆍ화해를 위한 과거사위원회는 2009년 보고서에서 “검찰은 사건 진상을 알고 있었으면서도 제대로 수사하지 못하다가 정의구현사제단이 정부의 은폐 사실을 폭로한 이후에야 최소한의 관계자만 기소해 결과적으로 정부 관계기관대책회의의 부당한 개입을 방조하고 은폐했다”고 밝혔다.
서 의원은 “대법원은 그 어떠한 권력 아래에도 소속되지 않으면서 독립성이 보장되어야 한다”며 “하지만 박 후보자는 당시 담당검사로서 사건의 진실을 알고도 권력층 압력에 굴복해 헌법이 보장하는 수사의 독립성을 지키지 못했을 뿐 아니라 현재까지도 반성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