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슬기 기자] 연초 경쟁사인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잇따른 신규 선박 수주 소식에도 침묵만을 지키던 현대중공업이 조만간 초대형 유조선(VLCC)을 대량으로 수주하며 자존심을 회복할 전망이다. 특히 이번 수주전에서 현대중공업은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을 제치고 계약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3일 조선 업계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의 국영 해운사인 NSCSA(The National Shipping Company of Saudi Arabia)는 선단의 확대와 노후선박 교체를 위해 총 8척(옵션 4척 포함)의 32만 DWT급 VLCC를 발주할 계획이다. 지난 1996~1997년 일본의 미쯔비시중공업으로부터 인도받은 VLCC의 운영기간이 평균 폐선 선령(20년 전후)에 다다른데다, 최근 이어지고 있는 저유가 현상에 대응하려면 유조선을 확충해야 하기 때문이다.
2017년 인도를 목표로 진행 중인 이번 수주전에는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국내 3대 조선사가 모두 뛰어들었지만 결국 현대중공업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발주될 VLCC의 선가는 척당 9700만달러 가량으로 추산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유가 하락으로 인한 밀어내기 수출 증가, 비산유국의 비축유 증대 움직임으로 원유 물동량이 늘어나면서 유조선 수요가 커지고 있다”며 “국내 주요 조선사에 VLCC 발주 문의가 끊이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에 날아든 낭보는 이뿐만이 아니다. 존 프레드릭센(John Fredriksen), 윌버 로스(Wilbur Ross), 피터 리바노스(Peter Livanos) 등 6개 해운사와 진행 중인 총 20억달러 규모의 유조선 계약 협상도 조만간 가시적인 성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 트레이드윈즈 등 외신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이들 해운사와 VLCC 12척, 수에즈막스급 유조선 10척에 대한 건조를 논의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
현지 업계 관계자는 “빠르면 수주 안에 계약체결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며 “늘어나는 유조선 수요를 최대한 빨리 맞추기 위해서라도 NSCSA는 가격 협상에 시간을 허비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한편 현대중공업은 조선 빅3 가운데 홀로 노사 임단협을 마무리 짓지 못하며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노사 임단협 잠정합의안이 부결된 후, 회사의 구조조정과 조직개편 작업이 진행되는 와중에 최근 강성 노선의 조합원이 대거 대의원에 당선되는 등 타결의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