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보복 임박에 이란 ‘긴장 고조’…확전 막으려 사우디에 요청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제3회 아시아협력대화(ACD) 정상회의에 참석했다. [연합]

[헤럴드경제=민상식 기자] 이란을 향한 이스라엘의 공세가 더욱 매서워질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오면서 이란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이스라엘은 아직 이란 공격 시기와 방법을 결정하지 않았으며, 이란 핵 시설을 타격할지에 대해서도 어떤 보장도 하지 않은 상태라고 미국 CNN 방송은 전했다.

12일 현재 이란은 인접국을 상대로 외교전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 한 달 사이 이란과 사우디아라비아 당국자들은 최소 3번 접촉했고, 압박스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은 중동 순방길에 올라 지난 9일 사우디아라비아 실권자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를 만나는 등 이란은 긴박하게 움직이고 있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란이 요르단, 아랍에미리트(UAE), 사우디, 카타르 등에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에 영토나 영공을 내어줄 경우 보복하겠다'라는 경고성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날 CNN도 소식통을 인용해 "이란은 이스라엘의 보복 강도를 줄이고 테헤란 보호에 도움을 받고자 하고 있다"고 전했다.

분쟁에 휘말리고 싶지 않은 걸프 국가들은 난처한 입장이다.

미국과 가까운 이들 걸프 국가는 이란 석유 시설이 공격받을 경우 중동 전체에 경제적, 환경적으로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미국에 우려를 표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CNN은 언급했다.

특히 이란은 이스라엘의 공격을 막고자 미국에 영향력이 있는 사우디의 도움을 받는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CNN은 설명했다.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을 우려하는 것은 이스라엘의 '맹방' 미국도 마찬가지다.

미국은 지난 1일 이후 이스라엘에 이란의 핵 시설이나 석유 인프라를 겨누지 말라고 설득해왔다. 지난 9일에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직접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와 전화하면서 이스라엘의 보복 시기와 강도를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이 보복을 감행하더라도 이란이 어떻게 반응할지에 따라 중동 갈등 확대 여부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CNN은 "미국은 이란이 이스라엘과 본격적인 전쟁을 벌이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생각한다"며 이스라엘의 공격을 받을 경우 대응 수위를 조절할 것을 미국이 비공식 채널을 통해 이란에 요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