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관광주민증으로 집객 성공
관광주민증 사용률 전국 1위
와이너리·월류봉·,박연폭포 매력적
[헤럴드경제(충북 영동)=함영훈 기자] 충북 영동은 달이 머무는 월류봉, 공민왕이 나라의 안녕을 위해 기도하던 영국사, 박연(옥계)폭포, 기네스북에 가장 큰 북으로 등재된 영동 국악체험촌의 천고, 난계 국악, 강선대 등이 유명한 곳이다.
여기에 더해 국내에서 가장 많은 농가형 와이너리를 가진 도시이고, 지구촌에서 가장 많은 일라이트 건강 신(新)광물을 품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영동 때문에 한국은 일라이트 매장량 세계 1위가 됐다.
특히 최근엔, 한국관광공사와 영동군이 함께 발급하는 디지털관광주민증을 가진 영동 찐팬들이 토박이 보다 더 많아지고, ‘제2고향 민증’ 활용률이 가장 높은 도시라는 금메달을 추가로 목에 걸었다.
주변에 30여 개의 산을 거느린 영동 촌사람들은 한때 “관광으로 인기있는 강원도 영동 지방과 지명(地名) 상표권 분쟁이라도 걸어서 ‘충북 영동’의 인지도를 높이자”는 생각도 했다고 농반진반 한다. 하지만 관광주민증으로 대박이 난 지금은 그리 부러워할 것도 없다. 차라리 이름이 같은 김에 공동 마케팅을 하면 몰라도.
관광주민증 사업에서 금메달을 딴 비결 중에는, 칠레-스페인-캐나다-호주-프랑스-독일 와이너리 투어를 한꺼번에 한 것과 같은 기분을 안기는 ‘영동 와이너리 여행’이 컸다. 그리고 7종7색 영동 과일과 식생, 지질이 빚어낸 ‘레인보우 힐링관광지’의 무지개 스펙트럼의 건강,웰니스 콘텐츠도 한 몫 했다.
영동이 낳은 전인적 학자이자 음악가인 난계 박연 선생 인문학과 절대음감을 이끌어낸 박연폭포, 기네스북에 오른 천고 이야기, 영국인들의 발걸음이 앞으로 많아질 것으로 기대되는 영국사의 정취와 헤리티지, 달이 머무는 실경 동양화 월류봉, 여행자를 신선·선녀로 만드는 강선대 금강 조망, 캠핑 메카인 송호국민관광지 등 스테디셀러는 건재하다.
40m 길이 터널에서 향긋한 와인 체험
여의도 면적의 절반에 육박하는 레인보우 힐링관광지 내 여러 웰니스인프라 중 영동 와인터널은 이 관광단지 창립 멤버이다. 충북 영동에 포도밭이 많고, 일제 탄약고로 쓰이던 토굴에 포도주를 20여 년전부터 저장해 온 경험이 있어선가. 와인터널의 기획은 어쩌면 필연적이었다.
기존의 폐광을 활용한 것이 아니라 와인을 즐기는 데 필요한 다양한 콘텐츠를 고려해 길이 40m, 높이 4~8m의 지하 건물을 완성한 다음, 그 위에 4~12m 흙을 안전하게 덮어 터널형태로 만들었다.
터널속에는 ▷포도밭 여행 ▷와인 문화관 ▷영동와인관 ▷세계 와인관 ▷환상 터널 ▷이벤트홀 ▷포토존 ▷영화 속 와인 ▷와인 체험관 ▷와인 저장고 ▷와인 레스토랑 ▷와인 판매장 등 12개의 공간이 들어서 있다. 사시사철 25도를 유지한다. 관광주민증으로 체크인하면 원래 5000원이던 입장료가 3000원으로 줄어든다.
기원전 9000년부터 시작된 와인문화가 이집트 문명기에 널리 확산됐다는 점에 착안, 이집트 벽화와 신전, 와인 권하는 클레오파트라의 모습 등이 조성돼 흥미를 더한다. 포도밭에 들어간 여우 등 동화와 ‘어느 멋진 순간’, ‘사이드 웨이’, ‘와인 보틀 쇼크’ 같은 와인 주제·소재 영화 콘텐츠도 만난다.
‘세계 최고’ 영동 와인, 올해 베를린 품평회서 ‘금상’ 수상
바빌로니아 함무라비왕이 포도주의 양을 속여 파는 상인을 물 속에 처넣었다는 얘기, 방주 생활을 하다 튀르키예-아르메니아 접경에 정착한 노아가 자기가 수확한 포도나무로 와인을 만들어 마시고 대취했다는 스토리도 있다.
전국 어디서나 1~3시간이면 닿는 충북 영동은 남한의 한복판에 있다. 물과 산이 파란만장하게 펼쳐진 지질, 과일이 자라기에 좋은 기상조건이 좋고, 자연히 포도 재배 기술이 발달해, 국내 포도 생산량의 10%를 수확한다.
와이너리의 역사는 짧고, 보르도·애들레이드·산티아고·토론토의 포도 보다 당도가 조금 낮지만, 한국인답게 다양한 기술을 발휘, 시나브로 화이트와인 청수를 2024년 베를린 와인트로피 품평회 금상의 반열에 올렸다.
시나브로 와이너리는 청수, 청포랑, 나르샤, 머루, 샤인머스캣 등 다양한 품종의 포도를 재배한다. 현재 영동에는 40여 곳의 와이너리가 운영되고 있다. 관광주민증을 들고 시나브로에 가면 와이너리 체험(와인 시음, 뱅쇼 만들기, 와인 만들기) 비용을 10% 깎아준다.
레인보우 관광지 힐링센터에서 휴식을~
복합문화예술회관, 일라이트 휴양빌리지, 과일나라 테마공원, 영동 와인터널 등이 모여 있는 레인보우 관광지 내 힐링센터는 미술관 같은 인테리어 속에 ‘숲멍’하는 일라이트 베드 휴식터, 족욕장, 도서관 등이 있어 심신 토털캐어를 할 수 있는 여행지이다. 건축물은 영동의 자연을 상징하는 빛과 바람, 물과 돌 등이 조화를 이루도록 설계됐다.
이곳에는 어린이 힐링뮤지엄, 유희의 연못, 힐링 숲정원, 힐링 풋스파, 카페테리아, 일라이트-참숯-편백 개인 힐링공간, 명상의 연못, 바람의 계단, 빛의 정원, 피자처럼 생긴 커다른 방석에서 노는 릴렉스룸, 힐링 정원, 다목적실, 일라이트 베드가 있는 숲멍 공간, 힐링 테라스, 하늘계단, 옥상정원 등을 갖추고 있다. 입장료는 원래 1만원인데, 관광주민증 소지자는 7000원이고, 이 마저도 지역상품권 2000원을 돌려주니, 실제론 반값이다.
변성암 점토광물인 일라이트는 K-미래천연광물로 불리며 흰색, 황색, 주황색, 선녹색 등 다채로운 색깔을 띠는 원적외선 방출 물질이다. 식물 성장 촉진, 탈취 및 항균, 유해물질 저감, 원적외선 방사로 면역력 증진, 수처리 등 효능을 갖고 있어 화장품 기초원료, 의약품, 가축보조사료, 수토개선 등에 활용된다고 힐링센터 전문가는 전했다.
몽환적인 색감의 일라이트 기둥이 도열한 족욕탕 골목을 배경으로 촬영하면 인생샷을 건진다. 레인보우 힐링센터는 지난 4월에는 2024년 한국관광공사 우수 웰니스관광지로 선정됐다.
한돈 로스·포도빵…전통시장에서 즐기는 미식여행
지난해 7월에 오픈한 일라이트호텔은 102실 규모의 웰니스숙박시설로 아름다운 골프장과 관광단지 녹지를 내려다 본다. 맘(Mom)편한 태교 패키지, 일라이트 야외 그린가든 셀프 바비큐 등 특별 프로그램으로 몸과 마음의 휴식을 도모하는 곳이다. 관광주민증이 있으면 전 객실 30% 및 조식 10% 할인, 영동와인터널 입장권 무료입장 혜택을 준다.
레인보우 힐링관광지는 이밖에 레인보우 식물원, 숲에너지동, 복합문화예술관 앞 스페인식 광장과 원형 풀장(겨울엔 스케이트장), 와인연구소, 가족놀이공원, 무장애산책로, 힐링마당과 웰니스마당, 골프장, ‘커피 한잔 혀고가..두루와’ 카페 등을 갖추고 있다.
관광지 밖으로는 기존 스테디셀러 외에 영동 전통시장이 참새 방앗간 같은 곳이다. 와인을 머금은 한돈로스, 포도빵 등 영동에만 있는 미식을 내어오고, 장바구니 자택 배송 서비스도 해준다. 영동와인을 가성비 높게 챙기는 곳이다. 백호식육점, 떡마을, 순이네순대, 강경젓갈, 새벽닭 옛날통닭, 영동꽃화원 등 여러 점포가 관광주민증 여행객에게 혜택을 준다.
보통 여러 지자체에서는 주민 혜택이 있는데, 충북 영동은 관광주민증 소지자를 더 우대하고, 이같은 분위기를 주민들은 반기는 곳이라 인정이 느껴진다.
주민 4만3848명, 관광주민증 국민 5만7148명으로 이제 충북 영동의 인구는 10만을 넘겼다. 영동을 제2의 고향으로 여기는 사람들이 주민보다 더 많은 혜택을 받는데도 “고향 사람들이 더 늘어난 것 같다 참 좋다”는 영동 촌사람들의 인심와 지혜를 보면서 왜 ‘금메달 고을’이 되었는지 알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