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야의 시민운동가…故장기표 빈소에 각계 추모 발길
이재오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이사장이 2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장기표 신문명정책연구원 원장 빈소를 지키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신주희 기자] 장기표 신문명정책연구원 원장의 빈소가 차려진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는 조문이 시작된 오후 1시께부터 각계의 추모 발길이 이어졌다.

22일 정부는 민주주의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고인에게 국민훈장 모란장을 추서했다.

영정사진 양옆으로는 윤석열 대통령과 이명박 전 대통령의 화환이 놓였고, 빈소 앞에는 정치권 및 시민사회계에서 보낸 근조 화환이 줄을 이었다.

우원식 국회의장,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추경호 원내대표, 박정하·권영세·강승규·윤상현·성일종·조은희·정연욱 의원, 개혁신당 천하람 의원, 민주당 박용진 전 의원, 새로운미래 이석현 비상대책위원장, 홍준표 대구시장 등 정치권 인사들이 보낸 조기도 늘어섰다.

생전 고인과 인연이 깊었던 이재오 전 의원과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은 상주 역할을 하며 조문객들을 맞이했다.

이 전 의원은 빈소가 차려지기 전인 오전 9시께 장례식장에 도착해 장례 절차를 도운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조문에만 집중하고 싶다'며 언론 인터뷰를 거절한 채 조문객들과 일일이 악수하며 감사하다고 인사했다.

대학생 시절부터 장 원장과 인연을 맺은 김 장관은 "장기표 선생께서 노동인권 향상과 노동자들의 권리 증진을 위해 노동운동에 기여한 공은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을 정도"라며 "여야 정당이나 운동권 내의 이념적인 문파를 떠나서 모두가 존경하는 민주화 운동의 상징"이라고 말했다.

박계동 전 의원도 "재야에서도 감투싸움은 있었다. 하지만 고인은 항상 먼저 양보하고 모든 것을 포괄하는 분이었다"며 "재야 운동에 장기표 선배 같은 분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고 했다.

군대에 있을 때부터 장 원장과 인연이 있었다는 손학규 전 바른미래당 대표도 이날 빈소를 찾아 "1980년대에 공부를 하러 (해외로) 갔는데 '바깥 생활도 해야겠다'고 하자 고인이 '지금 우리 세상이 민주화가 되는데 어딜 나가냐'고 한 게 기억난다"고 말했다.

손 전 대표는 "장기표 선생은 우리나라 민주화 운동의 산 역사이고, 민주화운동뿐만이 아니라 한반도 평화·통일운동에도 깊은 의지로 일했던 분"이라며 "하늘나라에 가서 이 세상에서 이루지 못한 뜻을 잘 이루기를 바란다"고 했다.

유족 측은 이날 오후 5시께까지 빈소를 찾은 조문객이 약 1000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했다.

장 원장은 담낭암 투병 끝에 이날 오전 1시 35분께 입원 중이던 일산 국립암센터에서 향년 78세의 나이로 숨을 거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