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연구소 ‘티몬·위메프 사태와금융업 영향’ 보고서

취약한 온라인 결제구조·큐텐의 도덕적 해이가 부른 티메프 사태

“요즘 누가 카드 써요?” 티메프 사태로 커진 여전업 불신…네이버·카카오페이 영향력 더 커진다[머니뭐니]
[출처 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홍승희 기자] 티몬·위메프(티메프) 미정산 사태로 인해 네이버페이 머니 등 빅테크의 선불충전 결제가 더욱 확산될 거란 전망이 나왔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카드업계는 지급결제 경쟁력이 위축되고, 수익성이 저하 될 거라는 예측이다.

24일 하나금융연구소의 ‘티몬위메프 사태와 금융업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이번 티메프의 대규모 미정산 사태는 온라인 결제 구조의 취약성과 모회사 큐텐의 도덕적 해이에 의해 발생했다.

온라인 결제 구조는 소비자가 온라인 오픈마켓(티메프)을 통해 판매자의 상품을 구매했을 때 오픈마켓은 PG사를 매개로 신용카드사에 거래 대금을 청구하고, 1개월 이후 판매자에게 정산하는 방식이다. 카드사는 중간 매개자인 PG사의 신용을 기반으로 오픈마케에 결제 대금을 선지급하고 있으며, 이번 사태에 있어 PG사의 책임이 부각된 이유 역시 이러한 결제 구조에 기인한다.

“요즘 누가 카드 써요?” 티메프 사태로 커진 여전업 불신…네이버·카카오페이 영향력 더 커진다[머니뭐니]
티몬·위메프(티메프) 피해자가 5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인근에서 카드사와 전자지급결제대행사(PG사)들에 즉각 환불을 촉구하는 릴레이 우산 시위를 하고 있다. [연합]

문제는 티메프의 모회사 큐텐이 이같은 복잡한 결제 분업구조와 결제-정산 시차를 이용해 소비자들의 구입자금을 유용했다는 점에 있다.

신석영 하나금융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이번 사태는 복잡한 결제 분업구조와 결제-정산 시차를 이용해 유동성을 유용한 티메프 모회사 큐텐에 있따”며 “오픈마켓 결제의 구조적 취약성이 나타난 사례”라고 분석했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정부는 에스크로 도입 의무화, 정산주기 단축, PG 역할과 책임 강화 등을 추진한다. 오픈마켓이 정산금을 은행같은 제3 기관에 예치하는 에스크로 제도를 의무화하고, 대금의 정산주기를 크게 단축하며, PG사의 인물·물적 요건 상향 등 운영 규제를 확대하겠다는 방침이다.

신 수석연구원은 무엇보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네이버쇼핑 등 빅테크 커머스 성장이 가속화되고 결제 편의성을 갖춘 빅테크의 지급결제 방식이 확대될 거라고 내다봤다.

네이버페이와 카카오페이 등은 PG 기능을 내재화한 빅테크 커머스에 해당하는데, 이번 사태에서 카드사와 달리 신속한 결제 취소 등의 장점이 확인됐기 때문에 향후 소비자와 판매자의 관련 서비스 의존도가 크게 확대될 거라는 것이다.

실제 네이버페이는 티메프 사태 당시 소비자에게 ‘48시간 이내 조치’ 등을 내걸고 즉시 환불을 진행하는 등 피해 확산을 막는데 역할을 했다는 평가를 듣고 있다.

카드업계의 경쟁력 위축뿐 아니라 수익성이 저하될 수 있다는 예측도 나왔다. 보고서는 “PG업계에 대한 협상력 저하로 카드업계수익성 하락, ‘네이버페이 머니’ 등 빅테크의 선불충전 결제 확산에 따른 카드업의 지급결제 경쟁력 위축 가능성이 존재한다”며 “PG업계가 대형업체 중심으로 재편되는 한편 이번 사태의 피해 분담 등을 명분으로 카드사와 수수료 인하 협상 등을 요구할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했다.

일례로 카카오의 선불충전 결제 서비스인 카카오페이머니의 선불충전금 규모는 2023년 3월 4568억원에서 2024년 3월 5352억원으로 17.2% 증가했으며, 이는 카카오 선물하기 등 빅테크 커머스의 성장에 기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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