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핀’과 ‘씰’, 국내 출시 만지작

‘중국산 배터리’ 화재 악재 될수도

전기차 구매 기준 가성비보다 안전성

‘2000만원대 전기차’ 준비하던 中 BYD, 배터리 화재 암초되나 [여車저車]
BYD 돌핀. [비야디 홈페이지 갈무리]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 이른바 ‘반값 전기차’로 화제를 모았던 중국 전기차 제조사 BYD(비야디)가 국내 시장 진출을 앞두고 고심이 깊어지는 모양새다. 최근 인천 한 아파트 단지에서 발생한 전기차 화재 사고 여파로 중국산 전기차 배터리에 대한 안전성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14일 완성차업계에 따르면 비야디는 올해 하반기~내년 상반기께 국내 시장에 전기차를 출시하기 위한 막바기 준비작업에 착수했다. 비야디는 약 4000만원대 초반 가격인 중형 세단 ‘씰’과 2000만원대인 소형 해치백 모델 ‘돌핀’의 배출가스·소음인증을 환경부에 신청하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돌핀의 경우에는 일부 지자체에 인증을 받고 테스트 운행을 하는 모습이 관측되기도 했다. 빠르면 2~3개월안에 국내에 제품 출시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두 차종은 전기차 구매 보조금 전액을 받을 수 있는 5500만원 미만대 가격이 책정될 것으로 알려지면서, 국내 전기차 시장 구도에 ‘지각변동’을 가져올 것이란 평가를 받아 왔다. 국내 시장에서는 소형 전기차는 약 3000만원대 중후반, 중형 세단은 5000만원대 이상으로 전기차 가격이 형성돼 왔기 때문이다.

‘2000만원대 전기차’ 준비하던 中 BYD, 배터리 화재 암초되나 [여車저車]
중국 비야디(BYD)의 전기차 모델 씰(Seal)[BYD 홈페이지 갈무리]

그러나 이번 인천 전기차 화재로 ‘가성비 전략’에 대한 기대보다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더 커지는 분위기다.

자동차 전문 조사기관 컨슈머인사이트가 아파트에 거주하는 전기차 보유자 1238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응답자(복수응답)의 절반인 51%는 ‘화재 발생에 대한 불안감’을, 38%는 ‘전기차 품질/안전에 대한 불신’을 우려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60%는 ‘화재사고에 대한 배상 책임 소재’를 우려했다. 이번 화재 차량에 탑재된 배터리가 중국 파라시스 배터리셀로 확인되면서 중국산 배터리를 탑재한 차량에 대한 소비자들의 우려는 좀처럼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비야디코리아 측은 자사 전기차에 탑재된 배터리가 화재가 난 NCM(니켈·코발트·망간)삼원계 배터리가 아닌 LFP(리튬·인산·철)배터리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LFP 배터리에는 화재 위험성이 높은 니켈과 코발트가 안들어가는 만큼 안전에는 문제가 없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비야디코리아 관계자는 “비야디 차량에 탑재되는 블레이드 배터리는 NCM 배터리에 비해 화재 안전성이 높은 LFP 배터리 기반의 첨단 기술”이라면서 “안전성이 뛰어난 제품”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중국에서 생산되는 배터리의 품질에 대한 우려는 여전히 남아 있다. 실제 비야디가 수출해온 자동차들은 유럽과 중동 및 남아시아로 출하되는 과정에서 곰팡이와 플라스틱 벗겨짐, 차량뒤틀림 등의 문제가 발생한 바 있다.

완성차업계 관계자는 “중국산 배터리는 국내 배터리 3사가 만드는 제품과 비교했을 때, 사후 품질검증이 부실해 비품이 출고된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로 지적을 받아왔다”면서 “가격이 저렴하다는 이유로 중국산 배터리를 탑재한 차를 샀다가 더 막대한 배상 책임을 들 수 있으므로 소비자 입장에서 지갑을 열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