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최고위 일정 취소…“당 이끌 고민 시간 필요”
추경호와 불화설 선 긋기 “이견 있었지만 갈등 아냐”
[헤럴드경제=신현주 기자]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오는 12일까지 숨고르기에 들어간다. 당 운영 방안을 구상하려는 목적으로 알려졌는데 당 일각에서 제기된 추경호 원내대표와 불화설은 경계하는 분위기다. 한 대표 측은 복귀 후 추가 민생 정책 발표를 예고하고 있다.
9일 여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오는 12일 최고위원회의를 개최하지 않는다. 국민의힘은 통상 월요일과 목요일 주2회 최고위를 실시한다. 추 원내대표가 지난 5일 회의에서 개인사정이 있다며 8일 최고위에 불참하겠다고 양해를 구했고 한 대표도 ‘조금 쉬어가고 싶다’는 의사를 주변에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6월 전당대회 출마 선언 때부터 하루도 빠짐 없이 일정을 소화한 만큼 재정비하는 시간을 가질 것이라고 복수 관계자는 전했다. 국민의힘 지도부 관계자는 “한 대표는 정치권에 들어온 지 얼마 안 되지 않았냐. 당을 어떻게 이끌지, 어떤 메시지를 내야 할지 고민하는 시간이 필요하다”며 “8월 초~중순에 일주일 정도 지도부 회의를 쉬는 것은 이전부터 있었던 일이다.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18일)가 끝나야 한 대표의 제대로 된 카운터파트가 오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다만 국민의힘은 최고위원회 일정 취소가 한 대표와 추 원내대표 간 신경전 때문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한 대표는 지난 8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취약계층에게 1만5000원씩 추가 전기료를 지원해주겠다고 했는데 ‘전국민 25만원 지원법’을 반대해 온 추 원내대표 기조에 어긋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실제 지난 5일 최고위에서 한 대표와 추 원내대표는 취약계층 전기료 지원을 두고 이견을 보였고 별다른 대안을 찾지 못한 채 회의를 마쳤다고 한다. 이견이 좁혀지지 않았는데 직후 회의에서 한 대표가 추가 전기료 지원방안을 발표한 것은 ‘갈등’의 시그널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다.
국민의힘 재선 의원은 “한 대표가 ‘재정건전성도 좋지만 민주당이 집권하면 다 써버릴 것’이라며 주변에 이야기하고 다닌다고 한다. ‘전국민 25만원 지원법’에 대해서도 선별적 지원을 암시하지 않냐”며 “윤석열 정부는 재정건전성을 강조해왔는데 한 대표가 갑자기 선별적 지원을 말하면 분명 반발이 있을 것”이라고 봤다. 반면 원내지도부 관계자는 “전당대회 이전부터 예정된 개인일정이었을 뿐”이라며 “갈등이 있었다는 추측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한 대표는 복귀 후 ▷민생 ▷포용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한 대표는 취임 후 매 최고위 마다 일본도 살인사건, 간첩법, 금투세, 에너지바우처 등 어젠다를 제시하고 있는데 당내에서는 원내와 어느 정도 발은 맞춰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스타성을 지닌 한 대표의 한 마디 한 마디에 힘이 실리면서 국민의힘이 어젠다를 선점하는 것은 긍정적 신호지만, 실무 협상을 하는 것은 원내지도부인만큼 일종의 속도조절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원내지도부 관계자는 “금투세 폐지 토론 제안은 ‘유효타’였다. 하지만 ‘1일 1정책’하듯 산발적으로 말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가벼운 어젠다를 여러 개 던지는 것보다 굵직한 어젠다를 집중적으로 제시하고 토론회를 하든 이해당사자들과 간담회를 가지든 하는 것이 맞다. 원외 당대표는 여론전을 주도해야 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8일 진종오 등 최고위원도 한 대표에게 현장방문과 현장최고위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대표의 당내 스킨십도 이어질 전망이다. 4선 이상 중진들과 연달아 오찬을 가진 한 대표는 3선급 의원들과 오찬 일정도 고려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명박 전 대통령과 만남 일정도 조율 중이다. 다만 지도부 의원은 “아직 일정이 확정된 것도 아니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