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인도 공장 가동률 102%
1700조 인프라 투자로 수요 폭증
1위 히타치와 점유율 격차 3.4%P
글로벌 건설기계 시장이 침체기를 겪고 있지만 HD현대건설기계는 인도에서 승승장구 중이다. 인도에서 1000조원을 훌쩍 넘는 인프라 투자가 진행되면서 건설기계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 공장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풀가동’ 되고 있는 것이다. 인도 건설기계 시장 2위 기업인 HD현대건설기계는 공격적인 마케팅을 통해 선두 자리를 차지한다는 전략이다.
3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기준 HD현대건설기계 인도 공장 가동률은 102%이다. 지난해 4분기(100%), 올해 1분기(116%)에 이어 3개 분기 연속으로 100% 이상의 가동률을 기록했다. 공장 가동률이 100%를 넘는 것은 실제 생산능력보다 더 많은 제품을 생산했다는 의미다.
HD현대건설기계 인도 공장은 지난해에도 전체 기준 약 95%의 가동률을 기록하는 등 사실상 풀가동됐다. 공장이 쉴 틈 없이 가동되자 HD현대건설기계는 생산력을 높이기 위해 올해 초 생산라인에 자동화 로봇을 설치했다.
인도 공장 가동률은 HD현대건설기계의 또 다른 생산시설과 비교했을 때도 높다. 글로벌 수출 기지 역할을 하는 울산 공장은 지난해 가동률 95%를 기록했지만, 올해 들어 70%대까지 떨어졌다. 브라질, 중국 공장 가동률은 20~30%대에 머물러 있다.
인도 공장이 풀가동되고 있는 이유는 현지 인프라 투자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경기 침체 여파로 인프라 투자를 머뭇거리고 있는 미국, 유럽 등과 달리 인도에서는 도로 건설 등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특히 나렌드라 모디 총리의 3연임 확정 이후 정부 주도의 국가 인프라 구축 사업은 더욱 속도를 내고 있다. 사업에 투자되는 금액만 100조루피(약 1700조원)에 달한다.
천문학적인 규모의 인프라 투자 덕분에 인도 내 건설기계 수요는 계속 늘어나고 있다. 미국 시장조사기관 그랜드뷰리서치는 인도 건설기계 시장 규모가 2022년 66억6000만달러(약 9조2000억원)에서 2030년 2배 가까이 성장한 132억1000만달러(약 18조원)에 이를 것으로 분석했다.
HD현대건설기계 제품이 높은 인기를 구사하고 있는 것도 풀가동 원인 중 하나다. HD현대건설기계는 2007년 인도 시장에 진출한 이후 현지 맞춤형 제품을 선보이는 것은 물론 판매 채널을 공격적으로 늘렸다. 제품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 현지 부품 조달률을 70%대까지 끌어 올렸다.
그 결과 HD현대건설기계는 인도 건설기계 시장에서 일본 히타치에 이어 2위 업체로 성장했다. 올해 1분기 기준 히타치(20.8%)와 HD현대건설기계(17.4%) 간 점유율 격차는 불과 3.4%포인트에 불과하다.
인도에서의 활약은 HD현대건설기계에 고무적이다. 한때 효자 역할을 했던 북미·유럽시장이 시황 부진 여파로 매출이 꺾인 가운데 인도에서 호실적을 달성하면서 실적 부진을 최소화한 것이다. 올해 2분기 HD현대건설기계의 인도 매출은 113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 성장했다. 북미(2257억원), 유럽(1003억원) 매출이 각각 전년동기 대비 15%, 28% 감소한 것과 대조적이다.
HD현대건설기계는 제품군을 확대해 인도 시장 공략에 더욱 고삐를 죄고 있다.
최 사장은 “글로벌 정치적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중국 업체와의 경쟁이 심화하는 상황에서 인도법인이 HD현대 건설기계 3사의 통합전략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영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