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지지율 총선 이후 줄곧 횡보
갤럽 25%, 리얼미터 31.6%
전문가 “정권 불신 상징 재소환”
“무엇이 왜곡됐단 건지 밝혀야”
[헤럴드경제=박상현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박스권에 갇혀 좀처럼 상승세를 보이지 못하는 가운데, 김진표 전 국회의장 회고록 속 윤 대통령의 ‘이태원 참사 조작 가능성 언급’ 의혹이 도마에 올랐다. 전문가들은 ‘정치 공세를 떠나 이태원 참사가 다시 소환된 점’, ‘대통령실의 대응이 불명확한 점’ 등을 이유로 이번 논란이 윤 대통령 지지율에 악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했다.
1일 리얼미터가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지난달 24~28일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251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 윤 대통령의 6월 4주 차 국정 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는 31.6%로 집계됐다. 이는 직전 조사 대비 0.5%포인트(P) 내린 수치다. 부정 평가는 직전 조사 대비 1%P 내린 64.0%로 나타났다. 윤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은 총선 직전인 4월 1주 차 조사에서 37.3%를 보였다가, 총선 직후 조사인 4월 2주 차 조사에서 32.6%로 떨어진 뒤 줄곧 30% 초반대에 머물고 있다.
한국갤럽 조사를 기준으로 보면,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총선 이래 20%대 초·중반대 박스권에 갇힌 모습이다. 갤럽이 지난달 25~27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 윤 대통령의 6월 4주 차 직무 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는 25%로 집계됐다. 이는 직전 조사 대비 1%P 내린 수치다. 갤럽 조사 기준 윤 대통령의 지지율은 총선 직전 조사인 3월 4주 차 조사에서 34%를 보였다가, 총선 직후 조사인 4월 3주 차 조사에서 11%P 급락한 23%로 떨어진 뒤 20% 초·중반대에서 횡보 중이다. 특히 5월 5주 차 조사에선 취임 후 최저 지지율인 21%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러한 상황 속 최근 김 전 의장의 회고록 속 윤 대통령의 ‘이태원 참사 조작 가능성’ 언급 의혹이 불거진 것을 두고, 전문가들은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다시 하락세를 보일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최창렬 용인대 특임교수는 “이태원 참사가 윤석열 정권 불신에 상당한 역할을 한 게 사실인데, 이태원 참사에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는 것”이라며 “이상민 장관 탄핵까지 갔던 거고 아무리 야당의 정치 공세라 하더라도 그런 상황에서 이게 지금 다시 소환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 교수는 “이태원 참사 때 보여줬던 정부·여당의 태도, 여권의 태도가 대통령의 이런 인식에 기반했다는 추론이 가능해 야당이 이 문제를 적당히 끝내지 않을 것 같다”며 “정권엔 악재”라고 덧붙였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화성 화재에 이어 회고록 논란까지 지지율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지난 ‘영수회담 비선 의혹 논란’ 당시와 판박이”라고 진단했다. 엄 소장은 “총리 추천 얘기 등이 논란이 돼 보수층 이반의 핵심 원인이 됐는데, 이번 사안도 젊은 층이나 중도·무당층한테는 안 좋게 작용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논란 내용과 더불어 대통령실의 이후 대응에 대한 지적도 나온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대통령실이 ‘왜곡됐다’라고 표현했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이 왜곡되는지를 얘기를 해야 된다”며 “그렇지 않으면 사실은 이건 굉장히 그 수습하기 힘든 문제”라고 말했다. 신 교수는 “‘그런 음모론 같은 거를 얘기한 적이 없다’라고 확실하게 얘기를 해야 한다”며 “이번 사안이 일정 부분 지지율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한편 이번 리얼미터 조사는 무선(97%)·유선(3%) 자동응답 방식으로 이뤄졌다. 응답률은 2.7%다.(신뢰수준 95%, 표본오차 ±2.0%P)
갤럽 조사는 이동통신 3사 제공 무선전화 가상번호 무작위 추출을 통한 전화조사원 인터뷰(CATI)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11.8%다.(신뢰수준 95%, 표본오차 ±3.1%P) 자세한 내용은 리얼미터·한국갤럽 및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