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고재우 기자] “이제 이용자는 통화 녹음, 전사 및 요약할 수 있다.”
애플이 온디바이스(내장형) 형태로 제공할 ‘애플 인텔리전스’에 통화 녹음 기능 등을 포함시키면서 국내 이용자들의 눈길을 끌었으나 동시에 ‘한국 홀대’ 논란이 다시금 일고 있다.
통화 내용 텍스트 전환 등에 독일어, 일본어 등이 포함됐음에도 불구하고, 한국어는 지원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앞서 애플이 한국을 아이폰16 시리즈 1차 출시국으로 포함시키면서 잠잠해졌던 논란이 재현되고 있는 셈이다.
더욱이 외국어 번역 등 갤럭시24 시리즈에서 온디바이스 형태로 지원하는 주요 기능들도 포함되지 않으면서 삼성전자가 온디바이스 인공지능(AI) 각축전에서 오히려 앞섰다는 평가까지 나온다.
10일(현지 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 소재 애플 파크 본사에서 열린 세계개발자회의(WWDC)에서 애플은 온디바이스AI 애플 인텔리전스를 공개했다.
애플 인텔리전스 주요 기능 중 가장 눈길을 끌었던 점은 통화 녹음이다. 기존에는 아이폰에 통화 녹음 기능이 없었다.
이 때문에 이용자들은 SKT의 에이닷 서비스를 활용했다. 애플리케이션(앱)·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에이닷 서비스를 활용한 사람이 155만명을 넘었을 정도다.
애플 인텔리전스를 통한 통화 녹음이 가능해졌음에도 불구하고, 텍스트 전환 및 요약본 생성 등에서는 한국어가 지원되지 않는다. 현재까지 영어권, 스페인어권, 중국어, 광둥어, 프랑스어, 독일어, 일본어 등만이 이용 가능하다.
나아가 갤럭시24 시리즈 온디바이스 형태로 구현된 통번역 기능도 아이폰에는 담기지 않았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갤럭시24 구매자의 약 60%가 AI 기능을 정기적으로 사용하고 있는데, 가장 많이 사용 중인 기능으로 서클투서치, 포토어시스트(사진 편집), 실시간 통번역 등이 꼽혔다.
갤럭시24 시리즈의 경우 인터넷 연결 없이 통번역이 가능하다. 온디바이스 시장을 선점한 삼성전자가 각축전에서 앞서 나가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제조사마다 AI 기능 관련 마케팅 및 강점이 다르다”며 “(애플 인텔리전스) 발표는 근본적으로 탄탄한 기본기에 집중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텍스트 변환 및 요약 기능 등은 향후 추가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애플이 공개한 AI 기능들을 살펴보면 올해 초 출시된 삼성전자의 갤럭시S24 시리즈와 대비해 특별히 새롭거나 획기적인 것은 없었다”며 “시장의 기대에 다소 미치지 못 한 느낌”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