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성장세 둔화에 2년새 주가 35%↓
30일 32만 8000원 마감…공모가 30만원 근접
2분기 상승 모멘텀 어려워…하반기 반등 전망도
[헤럴드경제=유동현 기자] 이차전지 ‘대장주’ LG에너지솔루션이 30일 하락세를 이어가면서 주가는 공모가인 30만원에 근접해가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LG에너지솔루션은 전날보다 4.09% 내린 32만8000원, LG화학은 5.4% 내린 35만500원에 마감했다. 두 종목 모두 장중 한때 52주 신저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22년 1월 공모가 대비 68.3% 상승한 50만5000원를 기록하며 코스피 시장에 화려하게 입성했다. 이후 2년 새 주가가 약 35% 줄어들었다. 이 기간 코스피 시가총액은 2위에서 3위로 내려갔다. 상장 첫날 118조2000억원에서 이날 기준 76조1000억원으로 몸집이 줄어든 셈이다.
LG에너지솔루션을 비롯한 이차전지 관련 종목들은 전기차 시장 성장세 둔화로 큰 폭의 실적 하락을 겪으면서 지난해 하반기부터 본격 하락세를 이어갔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4분기 ‘어닝 쇼크’(실적 충격)에 이어 올해 1분기 영업이익도 전년 동기 대비 75.2% 하락한 1573억원을 기록했다.
신용평가사 S&P글로벌은 전날 “대규모 설비투자와 더불어 전기차 배터리 수요 성장세 둔화는 LG에너지솔루션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LG에너지솔루션과 LG화학의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증권가에선 당장 올해 2분기에도 상승 모멘텀을 찾기는 어렵다는 평가다. 다만 하반기에는 반등을 노려볼 만하다는 긍정적 전망도 나온다. 박진수 신영증권 연구원은 “이차전지 시장은 전방 수요 부진으로 고객사들의 재고 조정이 작년 중순부터 이어지는 중이고 이는 2024년 상반기 중 마무리될 것”이라며 “이차전지 실적은 상반기 저점 형성 후 하반기 반등이 예상된다”고 했다. 이어 “낮아진 배터리 판가에 따라 고객사들의 배터리·소재 재고 비축 수요는 올해 2분기와 3분기부터 본격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특히 주력 고객사인 제너럴모터스(GM)에 기대를 걸고 있다. 이창실 LG에너지솔루션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달 25일 컨퍼런스콜에서 2분기까지는 실적에 다소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점을 인정했다. 그러면서도 “하반기에는 주요 고객사들의 신규 모델 출시가 확대될 것으로 보이고, GM JV 2기가 본격적으로 램프업(생산량 확대)되는 등 여러 긍정적 요인이 있어 상반기와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실적 개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향후 전기차 시장은 성장할 수밖에 없다”며 “하반기 GM 판매량이 LG에너지솔루션의 주가 방향을 결정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GM의 연간 전기차 판매량 계획 하향 조정 가능성, 11월 미국 대선 등 불확실성도 존재해 당분간 기업가치 상승 여력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