옅어지는 美금리 인하 기대감
연준 베이지북 “美 경기 4월도 완만한 확장세”
美 4월 PCE 발표 '촉각'
[헤럴드경제=유혜림 기자] 글로벌 금융시장이 미국의 4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올해 들어 처음으로 상승률이 완화되는 모습을 보였던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에 이어 4월 PCE 가격지수도 인플레이션 둔화 흐름을 보일 지가 관건이다. 다만, 최근 공개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위원의 매파적(통화긴축 선호) 메시지에 각종 경제 지표들이 여전히 견조한 추세를 나타내면서 연준이 금리인하 시점을 더 미룰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오는 31일(현지시각)에는 미 연준이 선호하는 물가 지표인 PCE 물가지표가 발표된다. 블룸버그통신 집계에 따르면, 4월 PCE지수 상승률은 3개월 연속 전월 대비 0.3%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변동성이 심한 식료품·에너지를 제외해 물가의 기조적인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 PCE 상승률은 전월 대비 0.2%로 올라 올 들어 가장 작은 상승폭을 나타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하루 전날인 30일에는 1분기 미국 국내총생산(GDP) 수정치도 공개된다.
4월 CPI 상승률 둔화에 이어 PCE 물가에서도 인플레이션 둔화 흐름이 확인된다면 미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감도 되살아날 전망이다. 1분기 GDP 성장률도 전년 동기 대비 연율 1.3%로 기존 속보치(1.6%) 대비 하향될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이코노믹스의 애나 웡 이코노미스트는 “PCE 보고서는 인플레이션 하락(디스인플레이션) 과정이 완전히 정체된 것은 아니라는 고무적인 신호를 줄 것”이라면서도 “인플레이션은 올해 아주 점진적으로만 완화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하지만 미 금리 인하에 대한 전망은 점점 옅어지는 분위기다. 이날 발표된 연준의 경기평가 보고서인 ‘베이지북’에서 “미국 경제는 대부분 지역에서 ‘살짝 또는 완만하게(slight or modest)’ 확장했다”는 평가가 나오자 금리 인하 기대감에도 찬물을 끼얹었다. 이에 간밤에 글로벌 채권금리 벤치마크인 미 10년 만기 국채 금리가 다시 4.6%선을 돌파하며 금리 불확실성도 덩달아 커진 상태다.
여기에 닐 카시카리 미국 미니애폴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를 비롯한 연준 위원들의 잇따른 매파적 발언도 부각되고 있다. 카시카리 총재는 28일(현지시간) CNBC 인터뷰에서 “인플레이션이 더 둔화하지 않을 경우 금리를 인상할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최근 공개된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서도 연준 인사들이 금리 인하에 신중한 태도가 재확인된 바 있다.
곧 발표될 PCE 물가는 엔비디아를 필두로 한 AI 랠리 향방을 결정지을 최대 변수로도 작용할 전망이다. 고성장주의 경우 금리가 낮아질수록 미래에 기대되는 이익의 현재가치가 높아지기 때문이다. 문남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PCE 물가 둔화세가 나타난다면) 엔비디아 실적 발표 이후 강해진 글로벌 AI 붐에 할인율 축소 기대감까지 더해져 성장주들의 주가 상승 촉매제가 될 것”이라며 “(이에 따라) 미국 증시는 다시 사상 최고치 경신까지도 노려볼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