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 30일 ‘축산물 생산비 조사’ 발표 예고

낙농진흥회, 생산비·소비량 고려 원윳값 결정

국제 곡물 가격 하락·소비 감소…동결 가능성도

유업계 “동결되더라도 제품 가격 동결 쉽지 않아”

원유 생산비 발표 ‘눈앞’…올해 우윳값 전망은? [푸드360]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 우유가 진열되어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전새날 기자] 우유 가격을 결정하는 기준 중 하나인 원유(原乳) 생산비가 곧 발표된다. 생산비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국제 곡물 가격이 하락세에 접어들어 원윳값이 동결되거나 인상 폭이 작을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우유 소비 역시 감소세다.

통계청은 오는 30일 원유 생산비를 포함한 ‘2023년 축산물 생산비 조사’ 결과를 발표한다. 원윳값 협상은 전년 대비 4% 변동 폭이 있을 때 생산자와 유업체가 진행한다.

우리나라는 생산비가 1년 늦게 원유 가격에 반영되는 구조다. 지난해 상승한 생산비를 올해 원유 가격에 반영하는 식이다. 낙농진흥회는 생산비를 바탕으로 올해 원유 가격을 협상해 오는 8월부터 시행한다. 농식품부는 “물가 상황 등을 고려해 원유 가격이 동결 또는 최소화하도록 중재에 나설 계획”이라고 전했다.

지난해 낙농진흥회는 음용유용 원유 가격을 1ℓ당 1084원으로 합의했다. 음용유용 원유 가격은 전년 대비 8.84% 오르며 사상 첫 1000원대를 돌파했다. 2023년 원유 가격의 기준이 됐던 2022년 원유 생산비는 전년(843원) 대비 13.7% 오른 1ℓ당 959원이었다. 생산비는 경영비, 용역비(자본·토지), 자가노동비 등으로 구성된다. 이 가운데 경영비는 2022년 기준 821원으로 생산비의 85.6%를 차지했다. 특히 경영비에서 가장 큰 비중(약 69.4%)을 차지하는 건 사료비다. 2022년 원유 1ℓ당 사료비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영향으로 전년 대비 16.6%(81원) 상승한 570원이었다.

올해는 다행히 국제 사료 가격이 안정을 찾고 있다. 농경원은 2023년 국제 곡물 가격이 상반기 흑해곡물협정을 통한 곡물 수출로 전년에 이어 하락 추이를 보였다고 분석했다. 2024년 주요 사료용 곡물 수입단가도 전년 대비 16% 하락할 것으로 내다봤다. 전쟁과 해운 운임 상승으로 국제 곡물 가격이 최고점이었던 2022년 3분기보다 30% 정도 낮은 수준이다. 주요 곡물 수급 여건이 개선되면서 생산량도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줄어드는 우유 소비도 원유 가격 동결에 힘을 싣는다. 지난해 9월부터 ‘용도별 차등가격제’로 협상 방식이 바뀌면서 낙농가의 생산비뿐만 아니라 소비 시장 상황을 함께 고려하는 방식으로 협상이 이뤄지고 있다. 우유 소비량이 줄었는데 원유 가격만 오른다는 지적이 이어지면서다.

지난해 국내 원유 소비량은 전년 대비 4.4% 감소한 421만7000t으로 추정된다. 반면 수입 멸균우유는 수요가 늘면서 수입량이 늘고 있다. 농경원에 따르면 지난해 멸균유 수입량은 전년 대비 18.9% 증가한 3만7000t이었다. 농경원은 2026년부터 미국과 EU산 유제품(우유, 크림) 무관세 적용, 소비자 선호 다양화 등 영향으로 수요가 계속 증가할 것으로 분석했다.

다만 우유업계는 다가오는 원유 생산비 발표에 주목하면서도 제품 가격 동결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우유업계 한 관계자는 “국제 사룟값이 안정됐다고 하지만, 이외에도 인상 요인이 있어 원윳값 인상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며 “원윳값이 동결되더라도 제반 비용이 오르고 있어 (제품 가격이) 동결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원유 생산비 발표 ‘눈앞’…올해 우윳값 전망은? [푸드3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