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조국혁신당 등 野, 대여 발언 점점 강해져
표현 수위 높이고 ‘尹 임기 단축’ 거론하며 공세 ↑
“李대표 거칠 것 없단 느낌…자신감이 발언으로”
조국혁신당, 직접적으로 尹 임기 단축 추진 강조
“대여 압박,22대 국회 전반적 방향 보여주는 것”
[헤럴드경제=안대용·양근혁 기자]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을 비롯한 야권의 대여 발언이 점점 세지고 있다. 표현 자체 수위가 높아지는 것은 물론, 윤석열 대통령의 임기 단축까지 거론하면서 공세를 강화하는 모습이다. 총선 압승을 통해 확보한 수적 우위를 앞세워 정국을 주도하겠다는 야권의 22대 국회 방향성을 함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민주당의 한 재선 의원은 28일 헤럴드경제와 통화에서 “요즘 이재명 대표를 보면 거칠 것이 없다고 느껴진다”며 “총선을 크게 이기면서 확실히 자신감도 더 커진 게 발언으로 나타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채상병 순직 사건과 관련 외압 의혹은 누가 봐도 확실한 규명이 필요하다고 보는 부분 아닌가”라며 “드라이브를 걸기에 충분한 사안이라는 점도 공세를 강화하게 하는 요인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실제 민주당이 ‘채상병 특검법’ 재표결을 추진하고 야당과 연대 폭을 넓히면서 최근 이 대표도 이 법안의 처리를 거듭 강조해왔다. 특히 지난 25일 야당과 시민사회가 공동으로 개최한 특검법 통과 촉구 범국민대회에서 이 대표는 윤 대통령과 정부·여당을 향해 날을 세우면서 “투표로 심판해도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반성하지 않고 역사와 국민에게 저항한다면, 이제 국민의 힘으로 현장에서 그들을 바로 억압해 항복시켜야 하지 않겠나”라고 하기도 했다.
전날 오후 열린 민주당 22대 국회 초선의원 혁신강좌에선 대여 투쟁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주문이 각별하게 강조됐다. ‘강사’로 나선 이해찬 상임고문은 이 자리에서 초선 당선인들에게 “이제 지금부터 2년은 윤석열 정부하고 막 싸워야 되는 시기”라고 말했다. 또 ‘국민 요구’라는 점을 전제하긴 했지만 “윤석열 정부가 하도 무도한 2년을 했기 때문에 ‘빨리 끌어내려야 한다’, ‘3년은 길다’고 할 정도로 국민들 요구가 많다”며 “거기에 얼마나 부응할 수 있을까. 잘못 부응하면 비판이 굉장히 거셀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조국혁신당은 아예 직접적으로 윤 대통령 임기 단축 추진을 강조하는 상황이다. 원내대변인을 맡고 있는 신장식 당선인은 전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조국혁신당 제5차 당선인 총회 뒤 기자들과 만나 “조국혁신당은 윤 대통령의 임기를 단축할 수 있는 두 가지 트랙을 모두 추진하고 있다”며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 소추와 개헌을 동시에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대통령 임기 단축 추진이라는 의제는 간단하게 언급하거나 꺼낼 수 있는 문제가 아니지만, 22대 국회에서 제3당 지위를 확보한 정당이 임기 시작 전부터 강조하고 나선 것이다.
야권이 연일 발언 수위를 높이며 공세를 강화하는 상황을 두고, “22대 국회의 전반적 방향을 보여주는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통화에서 “이제 21대 국회가 임기를 종료하면서 22대 국회 의석 분포가 새로워지는데, 이를 바탕으로 여당 뿐만 아니라 용산에 대한 공격 수위가 높아지면서 압박하는 것이고 그런 것들이 화법으로 나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주장을 강하게 하면서 이탈을 막고 여론을 통일시키려는 의도도 있을 것”이라며 “이러한 기조는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은 “지금 나라가 정상적 작동이 안 되고 있잖나. 그런 차원에서 강성 발언이 계속되는 것”이라며 “다만 책임이 있는 수권 정당이 되려면 소란하게만 나아가면 안 되고 여러 가지를 고려해 해야 할 이야기를 정확하고 신중하게 전해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