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500, 나스닥 ‘사상’ 최고치 경신
4월 CPI, 시장 예상 수준에 부합
전월대비 +0.3%, 전년대비 +3.4%
[헤럴드경제=유혜림 기자] 시장이 기다려 온 ‘뜨겁지 않은 물가 지표’가 나오자 투심이 되살아나고 있다. 15일(현지시간) 뉴욕증시는 4월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둔화되면서 3대 지수 모두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에 국내 증시도 연내 금리 인하 관측에 힘입어 덩달아 상승세를 탈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전장보다 1.17% 오른 5308.15에 거래를 마쳤다. S&P 500 지수가 종가 기준 5300선을 돌파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1.40% 상승한 1만6742.39에,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0.88% 오른 3만9908.00에 각각 마감됐다.
이날 지수 상승은 시장의 예상보다 변동 폭이 크지 않았던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견인했다. 미 노동부는 4월 CPI가 전년 대비 3.4% 올랐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 전망치에 부합하는 결과이자 3월의 3.5%보다 소폭 줄어든 수치다. 변동성이 높은 에너지와 식료품을 뺀 ‘근원’ CPI 상승률도 전월대비 0.3%, 전년 대비 3.6%로 시장 전망치에 부합했다.
3개월 동안 정체됐던 디스인플레이션이 재개되면서 금융시장을 안심시켰다는 평가다. 박성우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자동차 보험료가 월간 1.8% 오르며 여전한 강세를 보였으나 주거비 상승률이 둔화되며 서비스 인플레이션은 전달보다 완화됐다"며 "현재 3.6%인 전년 대비 근원CPI 상승률은 연말까지 3%대 초반 수준으로 완만히 둔화되는 흐름을 예상한다"고 분석했다.
국내 증시로도 훈풍이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미국 물가가 뜨겁지도, 차갑지도 않은 결과를 보이며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감을 키웠다"며 "이는 금일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시총 상위주에 대한 리스크온(risk-on) 분위기를 키울 전망"이라고 했다.
또 지난달 조정 국면을 거치면서 상승세로 전환할 가능성도 커졌다는 진단이다. 정인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주봉상으로 지난 4월 조정 시 장기 이평선 지지가 확실히 나타났고, 최근에는 하락하던 120주 이평선이 횡보로 전환되어 장기 상승 국면 전환이 가능해진 상태"라며 "올해 들어 형성된 채널이 유효하다면 코스피 2850선을 중기 목표로 삼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시장에선 9월 금리 인하 전망에 베팅하는 분위기다. 연준의 하반기 금리 인하 구도는 유효하지만 인플레이션 지표를 몇 달 동안 더 확인해야 한다는 조건도 붙으면서다. 이에 증권가에선 2%대 전년 대비 헤드라인 CPI 확인이 가능한 9월 FOMC가 첫 인하 시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전규연 하나증권 연구원은 "예상치를 밑도는 소비자물가 발표로 물가에 대한 경계감은 소폭 완화되겠지만 여전히 물가 안정을 자신하기는 일러 금리 인하 시점이 앞당겨지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9월 첫 금리 인하 전망을 유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