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후 스크롤하는 시대’ 끝났다…‘구글 I/O 2024’서 ‘제미나이 시대’ 선언
구글I/O 2024 행사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는 순다르 피차이 구글 CEO. [구글 공식 유튜브 캡처]

[헤럴드경제=이영기 기자] 구글이 자사의 최신 인공지능(AI) 모델 제미나이(Gemini)를 통해 확장되고 한층 강력해진 검색 기능을 선보였다. 구글 검색이 등장한 지 25년 만에 AI를 통한 새로운 검색 서비스의 등장을 알렸다. 전날 오픈AI가 ‘GPT-4o(지피티-포오)’를 내놓자마자 반격을 가하는 모양새다.

구글은 사용자가 수백개의 검색 결과를 헤매지 않도록, 원하는 검색을 해주는 AI 오버뷰(개요), 질문을 통해 사진을 검색해주는 구글 포토의 AI 검색 기능과 사진 뿐만 아니라 영상으로도 검색을 할 수 있는 검색 서비스 등을 공개했다.

구글은 14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 쇼어라인 엠피씨어터에서 연례 개발자 컨퍼런스 '구글I/O2024'를 열고, 구글 제미나이를 통한 새로운 검색의 시대 개막을 알렸다.

이날 순다르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는 기조연설에서 "구글은 '제미나이' 시대를 본격화한다”며 “검색엔진부터 지도, 워크 스페이스 등 모든 서비스에 제미나이를 적용할 것이다. 사용자는 맞춤형 서비스와 콘텐츠로 만족도를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피차이 CEO는 “제미나이 생태계에 상상 가능한 AI의 모든 것을 담았다"며 "이번 주부터 미국 내 모든 이용자에게 완전히 개편된 경험인 'AI 오버뷰'를 시작한다"고 설명했다.

'AI 오버뷰’는 제미나이를 통해 검색 결과를 빠르게 요약하고 관련 링크를 제공 받을 수 있는 기능이다. 이용자들은 대화 형태로 자유롭게 검색할 수 있고, 사진뿐만 아니라 동영상으로도 검색이 가능해진다.

이날 AI 오버뷰를 소개한 리즈 리드 구글 검색 담당 수석 부사장은 "연구부터 계획, 브레인스토밍에 이르기까지 무엇이든 구글 검색에 물어볼 수 있다"며 "구글이 모든 검색을 대신해 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AI 오버뷰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점은 ‘다단계 추론’이다. 예를 들면 자신이 다니고자 하는 요가 학원을 알아보는 사용자가 ‘요가 학원’을 검색하지 않고, 챗봇에 물어보듯 검색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날 시연에서 리드 부사장이 검색창에 ‘보스턴 비컨힐에서 걸어서 30분 거리에 있고, 평점 4.1점 이상인 가장 좋은 요가 학원을 찾아줘’라는 긴 검색 문구를 입력해 검색했다. 그러자 검색 결과 최상단에 ‘AI오버뷰’가 검색 조건에 모두 부합하는 요가 학원을 노출시켰다.

한 번에 10개 이상의 질문을 입력해도 AI가 모두 이해하고 답을 찾아줄 것이라는 게 구글의 설명이다. 단어를 입력해가며 검색한 후 검색된 수많은 결과를 뒤져야하는 번거로움이 사라진 것이다.

또 구글은 자사의 핵심 AI 모델의 본격적인 출시도 알렸다. 지난 2월 공개된 멀티모달 AI 모델 제미나이 1.5 프로를 이날부터 한국어를 포함해 35개 언어로 출시한다고 밝혔다.

제미나이 1.5 프로는 제미나이 1.0 울트라의 업그레이드 버전이다. 100개의 이메일을 단 몇 초 만에 요약하고 1시간 분량의 동영상을 한 번에 처리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I 모델이 한 번에 처리할 수 있는 정보의 양을 '콘텍스트 윈도'라 하는데, 이는 단어·이미지·영상·오디오·코드 등의 의미를 가진 '토큰'으로 구성된다.

제미나이 1.5 프로는 최대 100만개의 토큰 처리 능력을 갖췄는데, 조만간 200만 개의 토큰 처리 능력을 갖춘 버전도 출시할 예정이다.

또 올여름 출시 예정인 구글 포토의 AI 검색 기능(Ask Photo·사진에 질문하기)도 눈길을 사로잡았다. 구글 포토의 AI 검색 기능에 딸이 언제 처음 수영을 배웠는지 알려달라고 하자, 저장된 사진들 가운데 딸이 수영 중인 사진을 추려 시간순으로 요약 정리해 보여줬다.

구글은 AI 어시스턴트를 위한 비전 프로젝트 아스트라'(Project Astra)도 선보였다. 프로젝트 아스트라는 제미나이와 구글의 음성 모델을 기반으로 AI가 사람처럼 보고 들을 수 있고 음성으로 대화하면서 이용자의 개인 비서 역할을 하는 기능이다.

구글 지메일과 구글 문서, 캘린더 등 구글 앱에서 개인 정보를 가져와 이용자의 스케줄을 알려주고 계획을 구성해준다.

이를 위한 전 단계로 구글은 '제미나이 라이브'를 선보였다. 이 기능은 사람처럼 대화하고 이미지는 업로드를 통해 인식한다. 구글은 '제미나이 라이브'를 수개월 내에 출시하고 이후 실시간 시각과 청각 등 프로젝트 아스트라를 위한 기능도 추가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