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8만전자(삼성전자 주가 8만원대)’가 불과 이틀 만에 무너져내렸다. 연이어 매수세를 이어가던 외국인 투자자가 대량 매도에 나선 것이 결정타로 작용했다.
이런 가운데 삼성전자 주가에 큰 영향을 미치는 미 증시 대표 반도체주(株)까지도 약세를 면치 못하면서 ‘8만전자’ 고지 재탈환에 먹구름이 끼는 모양새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주가는 전날 종가 기준 7만9700원으로 전 거래일 대비 1.97% 하락한 채 거래를 마쳤다. 삼성전자 주가가 종가 기준으로 7만원 대로 내려앉은 것은 지난 3일(7만7600원) 이후 3거래일 만이다. ‘8만전자’ 고지엔 단 이틀(7~8일) 머물렀을 뿐이다.
전날 삼성전자 주가를 끌어내린 결정적인 요인은 외국인 투자자의 순매도세다. 외국인 투자자는 전날에만 991억원 규모의 삼성전자 주식을 내다 팔았다.
전날 도래한 옵션만기일로 변동성이 확대된 데다, 지난 8일(현지시간) 미 증시에서 기술주가 약세를 보인 것도 주가 하락의 주요 요인들로 꼽힌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및 2차전지 업종이 미국 기술주 약세로 투자심리가 위축됐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9일(현지시간) 미 증시에서도 일명 ‘3대 지수’로 불리는 지표들이 강세를 보였던 반면, 대표 반도체주는 우하향 곡선을 그렸다는 점이다.
9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331.37포인트(0.85%) 오른 39,387.76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전장보다 26.41포인트(0.51%) 오른 5,214.08을, 나스닥지수는 전장보다 43.51포인트(0.27%) 상승한 16,346.26을 나타냈다. 다우지수는 7거래일 연속 상승했다.
하지만, 미 대표 반도체 지수인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0.64% 내린 4759.77을 기록했다.
글로벌 인공지능(AI) 반도체 ‘대장주’ 엔비디아와 해당 업계 2위 AMD의 주가가 각각 1.84%, 0.8% 떨어졌고, 브로드컴(-1.49%), 마이크론(-1.27%), TSMC(-0.56%) 등도 약세를 보였다. 퀄컴은 -0.01% 하락하며 약보합세를 보였고, 인텔(0.3%)과 ASML(0.23%) 등은 강보합세를 나타내며 지지력을 보였다.
국내 증시 시가총액 1위 종목이자 반도체 ‘대장주’인 삼성전자에 투자 중인 개미(소액 개인 투자자)들의 볼멘소리는 더 커지는 상황이다. 대부분의 국내 증권사들이 목표주가로 ‘10만전자’를 제시 중이지만, 정작 주가는 8만원 고지를 두고 등락을 거듭하는 답답한 흐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들이 제시한 삼성전자 목표주가 컨센서스(평균치)는 10만3800원에 이른다. 최고 목표주가 제시액은 KB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이 내놓은 12만원이다.
국내 증권가에서 삼성전자 주가가 중장기적으로 ‘10만전자’ 고지를 넘어설 것이라 보는 근거는 반도체 업황 반등의 속도가 빠른 데다, 고대역폭메모리(HBM)로 대표되는 AI 반도체 시장의 호황 때문이다.
한편, 10일 오전 9시 27분 현재 코스피 시장에서 삼성전자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1.25% 오른 8만7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장 초반 전날 붕괴됐던 8만원 선이 하루 만에 회복된 모습을 보이고 있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