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실 팔 전자정보기술부 국장
전기차 분야 한국과 적극 협력
한국기업 유치 전담부서 지원
인도에서 반도체, 전기차 등 첨단 산업이 각각 150조원, 30조원에 육박하는 시장으로 급성장할 것이란 전망이 제기돼 한국 기업에도 대형 호재로 작용할 지 주목된다. 인도 또한 우리나라 기업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한국 전담 부서를 만드는 등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는 계획이다.
스실 팔 인도 전자정보기술부 국장은 2일 서울시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한·인도 산업협력 포럼 2024’에 화상 회의로 참여하면서 “2015년 150억달러(20조원)에 머물렀던 인도 내 반도체 수요는 2030년 7배 이상인 1100억달러(149조원)로 성장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이는 글로벌 반도체 시장의 10%에 달한다.
인도 반도체 시장이 급성장하는 이유로 팔 국장은 전자제품 생산 증가를 꼽았다. 최근 가전, 스마트폰에서 인공지능(AI) 기능이 강조되는 만큼 제품에 설치되는 반도체는 자연스레 늘어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현재 인도는 ‘2026년 전자제품 제조 3000억 달러(405조원) 로드맵’을 실행하고 있다. 2026년까지 전자제품 생산 규모를 3000억달러까지 키우는 것이 골자이다. 그 일환으로 휴대폰, 가전 생산 규모를 2026년까지 현재의 약 2배 이상 규모인 1100억달러, 230억달러(32조원)까지 늘리고 있다. 이같은 성장세는 반도체 분야에 강점을 보이고 있는 한국에 기회가 될 것이라고 팔 국장은 설명했다.
인도 전기차 시장도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수니타 모한티 인도 국가투자진흥원 부사장은 “현재 인도에는 300만대 이상의 전기차들이 달리고 있다”며 “인도 스타트업들이 전기차를 직접 생산하고, 정부가 (생산에 관한) 인센티브를 제공해 전기차 보급률을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 2030년까지 인도 자동차 시장은 3000억달러(406조원), 전기차 시장은 206억달러(28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전기차 분야에서 한국과 협력할 의사를 피력했다. 모한티 부사장은 “현대차와 삼성SDI, LG에너지솔루션이 전기차 분야에서 첨단 기술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한국은 인도에 있어서 정말 중요한 국가”라며 “국제적인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한국 기업과의 협력을 원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발표에 나선 인도 측 연사들은 한국 투자 유치를 위해 정부 차원에서 발벗고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인도 국가투자진흥원은 2018년 한국 기업 전담 부서인 ‘코리아플러스’를 설치한 바 있다. 모한티 부사장은 “인도에 투자를 원하는 한국 기업을 위해 투자 초기 단계부터 마무리 단계까지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코리아플러스를 통해) 인도에 진출한 한국 기업 40개, 18개 분야 투자를 수월하게 시작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줬다”며 “코리아플러스는 (한국 기업에) 인도 시장 기회를 알려드리는 측면에서 지대한 공을 세우고 있다”고 덧붙였다.
팔 국장은 생산연계인센티브(PLI)에 대해 언급했다. PLI는 공장에서의 생산량에 따라 인센티브를 차등해서 제공해주는 제도이다. 팔 국장은 “지금까지 PLI를 통해 기업들이 받은 인센티브 규모는 42억달러(6조원)”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제조 생태계 개발을 위해서도 다양한 수준의 재정 지원이 이뤄지고 있다”며 “반도체의 경우 약 100억달러(14조원) 규모의 인센티브 지출 승인이 완료됐다”고 말했다.
팔 국장은 “반도체를 비롯한 전자 부품 생태계 및 공급망 활성화를 위해 직접 투자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등 새로운 설비투자 연계 제도 신설을 검토 중”이라고 강조했다.
한영대·정윤희·김성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