外人 强매수 은행株 강세…“ELS 배상안에 불확실성 해소, 오버행 리스크 해소”

外人 베팅한 한화에어로스페이스·LIG넥스원, 각각 17%·21% 수익률

‘수익률 56%’ 알테오젠, ‘美中 갈등 수혜주’ 삼성중공업도 外人 수익률 견인

‘차·은·우’ 산 외국인 웃었다 [투자360]
[차은우 인스타그램 캡처]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를 해소하기 위한 정부 주도 증시 부양책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이하 밸류업)’이 발표된 후 2주간 자동차(차), 은행(은), 우주·방산(우), 알테오젠(알), 조선(조) 종목을 집중적으로 순매수한 외국인 투자자의 수익률이 개인·기관 투자자를 압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헤럴드경제는 지난달 26일 ‘밸류업’ 발표 이후 2주간(2월 26일~3월 15일) 개인·외국인·기관 투자자의 순매수·순매도액 상위 10개 종목의 수익률에 대해 분석했다.

이 결과 순매수액 상위 10개 종목의 평균 수익률은 12.53%를 기록한 외국인이 가장 높았다. 기관의 경우 5.72%에 불과했고, 개인은 -2.02%로 수익률이 뒷걸음질 친 것으로 나타났다. 순매도액 상위 10개 종목의 평균 수익률의 경우엔 외국인만 -1.11%로 ‘마이너스’였고, 기관(4.28%)과 개인(7.17%)은 모두 ‘플러스’를 기록했다.

‘차·은·우’ 산 외국인 웃었다 [투자360]

국내 증시 3대 투자 주체로 불리는 외국인·개인·기관 간의 수익률 격차는 구체안이 발표된 ‘밸류업’ 관련 수혜주에 대한 ‘베팅’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 외국인은 국내 증시 대표적인 저(低) 주가순자산비율(PBR)주로 밸류업의 수혜주로 우선적으로 꼽혀온 ‘은행주’를 집중 매수해 수익률을 끌어 올렸다. 외국인 순매수액 순위 3·5위에 각각 오른 KB금융, 우리금융지주 수익률은 각각 15.81%, 2.08%를 기록했다.

외국인과 함께 순매수액 상위 10개주 평균 수익률에서 ‘플러스’를 기록한 기관 역시도 신한지주(수익률 14.55%), 하나금융지주(5.43%) 등 은행주에 집중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의 경우엔 은행주가 주요 순매도액 상위 종목 순위에 이름을 올렸다. 5위가 KB금융, 7위는 신한지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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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밸류업 구체안 발표 후 은행주의 경우 정책 수혜를 지속적으로 받을 것으로 전망, 추가 매수에 나섰던 외국인·기관 수익률이 매도를 통해 단기 ‘차익실현’에 나선 개인들에 비해 높게 나타난 셈’이라고 분석했다.

증권가에선 지난 11일 금융당국의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배상안 발표가 은행 중 H지수 ELS 판매량이 가장 큰 KB금융 주가엔 ‘불확실성 해소’란 호재로 작용한 것이라 분석했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배상액 최대 추산값을 배상해도 사측이 버퍼를 충분히 확보해 배당 정책에 제한이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난해 KB금융 주주환원율은 38.8%에 이른다.

지난 15일 장중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던 우리금융지주는 주가순자산비율이 0.27배로 대형 은행주 중 상대적으로 낮다는 것이 강점으로 꼽힌다. 여기에 예금보험공사가 보유한 잔여 지분 935만7960주(지분율 약 1.25%) 전량을 자사주로 매입해 100% 민영화를 마무리한 것도 오버행(잠재적매도물량) 리스크를 해소함으로써 주가를 끌어올린 것으로 평가된다.

이 밖에도 신한지주는 글로벌 사모펀드(PEF) 운용사의 잇따른 시간 외 대량 매매(블록딜)로 오버행 리스크가 해소된 점, 하나금융지주는 순익 감소에도 불구하고 주주환원 의지가 강력하단 점 등이 주가 상승 요인으로 꼽힌다.

‘차·은·우’ 산 외국인 웃었다 [투자360]

밸류업 대표 수혜주로 꼽혔던 자동차 섹터에 대해선 외국인과 개인의 투자 방향이 180도로 갈렸다. 외국인의 순매수액 1위 종목이 현대차였던 데 비해, 개인의 순매도액 1위 종목이 현대차였기 때문이다. 개인의 순매도액 3위에 현대모비스가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밸류업 발표 후에도 8.91%나 주가가 오른 현대모비스에 대해 개인은 매도를 통한 단기적 차익 실현에 집중한 것이다.

우주·방산 섹터에 대한 투자 주체 간의 접근차도 수익률을 가르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외국인 순매수액 4·6위에는 각각 우주·방산 섹터 ‘대장주’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LIG넥스원이 이름을 올렸다. 두 종목의 최근 2주간 수익률은 각각 16.87%, 21.44%에 달했다. 반면, 기관의 경우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LIG넥스원을 각각 1961억원, 1150억원어치씩 순매도하며 중장기적인 주가 상승보단 단기적인 차익 실현에 집중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전쟁 국가와 인접한 유럽, 중동을 중심으로 세계 각국에선 안보 역량 강화를 위한 군비 증강이 이뤄지는 중”이라며 “수은법 개정안의 국회 본회의 통과로 국내 방산기업들은 2차 계약 협상에 나설 수 있는 기본 요건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가격 대비 우수한 무기 체계 제조 역량, 철저한 납기 준수 등을 인정받고 있는 국내 방산기업들의 수혜는 지속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차·은·우’ 산 외국인 웃었다 [투자360]

최근 2주간 주가가 55.87%나 오른 알테오젠이 외국인 순매수액 상위 10위에 오른 점도 외국인의 주식 지갑을 두둑하게 한 주요 원동력으로 평가된다. 알테오젠이 보유한 피하주사 제형 변형 플랫폼 ‘히알루로니다제(ALT-B4)’를 미 머크(MSD)사(社)에 독점 공급하기로 한 점이 알려진 것이 주가 폭등으로 이어졌다.

미국과 중국 간 ‘패권 전쟁’의 대표 수혜주로 급부상한 조선주 역시도 수익률 격차를 보인 데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 외국인 순매수액 순위 9위에는 최근 2주 수익률이 19.11%에 달한 삼성중공업이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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