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4일 신고가 경신
지난달 29일 자사주 보너스 받은 직원들
단숨에 수익률 7%↑…쾌재
곽노정 대표, “3년 내 주가 28만원 목표”
[헤럴드경제=김민지 기자] “솔직히 자사주 보너스 ‘받자마자 팔까’ 생각도 했거든요. 그런데 연휴 끝나기가 무섭게 7%나 올랐어요. 일단은 가지고 있어 보렵니다.(SK하이닉스 재직 중인 최 모씨)
SK하이닉스 자사주가 직원들에게 보너스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적자에도 1인당 15주씩 자사주를 지급했다. 지급 시점은 지난달 29일로 4일 연휴가 끝나자마자 SK하이닉스 주가는 7% 가까이 올랐다. AI 반도체 붐으로 시작된 주가 고공행진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주목된다.
SK하이닉스 임직원들은 자사주를 받자마자 약 7%의 이익률을 보게 됐다. 이날 SK하이닉스 주가는 16만6500원에 마감, 전일 대비 6.59% 올랐다. 보너스 격으로 자사주 지급을 결정하고 장외처분을 공시했던 불과 한달여 전의 가격(장외 처분 14만800원)과 비교하면 18% 올랐다.
앞서 SK하이닉스는 2023년 하반기 PI(생산성 격려금)’으로 기본급의 50%와 함께 격려금 200만원 및 자사주 15주를 지급하기로 했다. PI와 격려금 200만원은 지난달 말 지급됐다.
SK하이닉스 직원들은 쾌재를 부르고 있다. 지난해 SK하이닉스는 연간 기준 7조7303억원의 적자를 기록했지만, 4분기 영업이익 흑자 전환(3460억원)에 성공했다. 이번 자사주 및 격려금은 메모리 반도체 업계 불황에도 HBM(고대역폭 메모리) 시장에서 선두를 차지하고, 실적 반등의 신호탄을 알린 것에 대해 직원들의 사기 진작 차원에서 지급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약 1년 전 2022년 성과급 중 일부를 자사주로 지급받는 옵션을 선택했던 직원들의 경우, 수익률 약 2배를 기록했을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는 2022년분 PS(초과이익분배금)를 지급하기 앞서 PS의 최대 50%를 자사주로 선택해 보유하는 ‘주주 참여 프로그램’을 실시했다. 1년 보유시 매입 금액의 15%를 현금으로 추가 지급하는 혜택도 제공한다고 약속했다. 꽤 파격적인 혜택에 많은 임직원들이 참여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PS가 지급된 지난해 2월 3일 당시 SK하이닉스의 주가는 9만2200원(종가)으로, 지금 가격의 거의 절반 수준이었다. 이때 PS의 50%를 자사주로 받은 임직원은 무려 80%의 이득을 본 셈이다. 당시 PS는 기본급의 820%로, 연봉의 41%였다.
주가 상승에 대한 경영진의 의지도 확고하다.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은 지난달 27일 진행된 임직원 소통행사에서 “3년 내에 주가 28만 원을 목표로 하겠다”고 말했다. 이는 앞서 언급한 ‘3년 내 시총 200조 목표’와 일맥상통한다. 앞서 곽 사장은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4'에서 “각 고객에게 특화된 AI 메모리 솔루션을 제공하기 위한 ‘고객 맞춤형 메모리 플랫폼’을 선보일 것”이라고 강조하며“이를 토대로 3년 내 시가총액을 현재의 2배인 200조원으로 키우겠다”고 밝힌 바 있다.
최근 이어진 SK하이닉스 주가 랠리는 AI 붐 및 최대 고객사인 엔비디아 상승세에 기인한다. SK하이닉스는 HBM 시장에서 시장 점유율 50%를 차지하며 선두를 지키고 있다. HBM은 AI 서비스에 필수적인 GPU(그래픽처리장치)에 탑재되는 고성능 메모리로, D램 여러 개를 수직으로 쌓아 올려 데이터 처리 속도를 혁신적으로 끌어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