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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동운부군옥’ 책판. (예천군 제공)

[헤럴드 대구경북=김성권 기자]경북 예천박물관은 초간(草磵) 권문해가 저술한 우리나라 최초 백과사전인 보물 ‘대동운부군옥’ 목판본이 유명 고등학술기관인 ‘콜레주 드 프랑스’에 소장된 사실을 확인하고 국보승격을 추진한다고 19일 밝혔다. 1530년 설립된 ‘콜레주 드 프랑스’는 ‘콜레주교수단’과 ‘프랑스 학사원’의 추천을 받아 국가원수가 임명하는 당대 최고의 학자들이 강의하는 곳으로 한국에는 지난해 12월 고려대 한국사학과 박대재 교수가 새로운 광개토대왕비 탁본을 발견하면서 널리 알려졌다.

대동운부군옥 목판본은 1890년 조선 주재 프랑스 공사관에서 근무했던 모리스 쿠랑(Maurice Courant)이 조선의 고서 현황을 정리하면서 수집했던 것으로 그의 저술 한국서지(Bibliographie Coreenne)에서 한국 최고의 서적으로 평가한 책이다.

그는 한국의 인쇄술을 극찬하면서 ‘직지심체요절’을 가장 흥미로운 자료로 꼽았고 ‘대동운부군옥’은 당대까지 저술된 다른 서적들을 완벽하게 소개한 책으로 한국 서적을 연구할 때 가장 많은 참고가 됐다고 밝혔다.

예천박물관은 대동운부군옥 목판본이 프랑스 외에도 일본 황실의 문서나 자료 등을 관리하는 궁내청, 서릉부(書陵部)와 일본 국립공문서관인 내각문고(內閣文庫) 등에 소장된 사실도 확인했다.

앞서 지난해 10월 예천박물관은 우리나라 최초 백과사전 ‘대동운부군옥’의 대국민 자료 공유 사업을 위해 경상국립대학교 남명학연구소와 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저작권 이용 허락과 향후 검색포탈 등재를 통해 연구자와 전 국민이 인터넷을 통해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서다.

김학동 예천군수는 “한말 프랑스 외교관이 주목했고 일제강점기 조선 3대 천재로 불렸던 최남선이 1913년 재간행을 시도할 만큼 유명세를 지닌 책이지만, 그동안 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지 못한 아쉬움이 있다”며 “올해에는 학술연구 등을 통해 가치를 재조명하고 국보 승격을 추진, 소중한 지역 문화유산을 널리 알릴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대동운부군옥 목판은 2022년 11월 용문면 죽림리 소재 초간종택 백승각에 보관하고 있던 것을 예천박물관으로 이관했다. 조선전기 문신이자 학자인 초간(草澗) 권문해(權文海, 1534∼1591)가 조선의 역사·지리·문학·철학·예술·풍속·인물 등에 관한 지식정보를 기록해놓은 20권 20책 분량의 문물백과사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