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클린스만 사태 우려”…정치권도 ‘정몽규 책임론’
축구 국가대표팀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왼쪽)과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

[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 아시안컵 탈락으로 국민들은 물론 정치권에서도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을 경질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13일로 예정됐던 대한축구협회 임원회의 불참을 통보해 회의가 취소된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축구협회는 12일 밤 부회장 등 임원진들에게 긴급 문자메시지를 보내 “5차 임원회의는 취소됐고, 동일한 시간에 상근부회장 주재로 아시안컵 관련 임원진 회의를 실시할 예정”라고 알렸다고 이날 KBS가 보도했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을 경질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이어지는 가운데, 감독 거취를 논의해야 하는 임원회의에 협회 수장이 불참을 결정한 것이다. 대한축구협회 임원회의는 올들어 4번 열렸는데 정 회장이 불참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정 회장의 임원회의 불참 이유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정 회장은 카타르 아시안컵 결승전까지 현장에서 지켜본 뒤 국내에 들어온 상황이다.

축구협회는 이번 주 내에 전력강화위원회를 열어 클린스만 감독에 대한 평가를 시작할 예정이라고 밝혔지만 전력강화위원들은 아직 아시안컵과 관련한 어떤 보고서도 전달받지 못한 상황인 것으로 전해졌다.

더욱이 사실상 실권이 없는 김정배 상근 부회장이 클린스만 감독 거취에 대한 결정을 내릴 가능성은 극히 낮다는 관측이 나온다.

하지만 축구협회 내부에서도 침묵을 지키는 정 회장을 향한 비판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축구협회 임원은 “부회장들 사이에서도 정 회장이 클린스만 감독 거취에 대해 결단을 내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은 상황”이라고 KBS에 말했다.

한편, 아시안컵을 마치고 지난 8일 귀국한 클린스만 감독은 불과 이틀 만에 한국을 떠나 여론은 더 악화했다. 대한축구협회에 따르면 클린스만 감독은 10일 거주지인 미국으로 출국했으며, 귀국 일정은 정해지지 않았다.

클린스만 감독의 계약기간은 2년5개월이 남아 있어 그를 경질하려면, 잔여연봉 지급 조항에 따라 약 70억원을 지급해야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클린스만의 연봉을 29억원으로 계산할 경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