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명 중 1명 ‘혼설족’…가성비·간편함 강조한 명절 상품 인기
[헤럴드경제=전새날 기자] “이번 설에는 집에서 혼자 쉬려고요. 연휴가 짧아 부모님도 다음에 오라고 합니다. 명절 기분은 음식으로 채울 예정입니다.”
서울 관악구에 거주하는 20대 직장인 강소연 씨는 올해 혼자 설 연휴를 보낼 계획이다. 강 씨는 “명절마다 늘 광주광역시에 있는 부모님 댁으로 내려갔지만, 이번에는 처음으로 나만의 시간을 가져 보려 한다”며 “설날 당일 문을 닫는 식당도 많고 외식 물가도 부담돼 떡국 밀키트도 사뒀다”고 말했다.
설 명절 연휴를 앞두고 늘어나는 ‘혼설족(혼자 설날을 보내는 사람)’을 겨냥한 제품 출시가 잇따르고 있다. 업계는 명절 음식을 비롯해 1인 가구를 위한 가정간편식(HMR) 등 설 마케팅에 주력하고 있다.
롯데멤버스가 지난달 17~18일 리서치 플랫폼 ‘라임’을 통해 20대 이상 남녀 200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이번 연휴에 ‘집에서 쉬겠다’는 응답이 51.2%로 가장 많았다. 작년에는 30%에 불과했으나 1년 새 약 1.5배 가까이 늘었다.
설 명절을 누구와 보낼지에 대해서도 ‘가족·친척과 모두 모여 보낼 예정(37.4%)’이라는 응답보다 ‘동거 가족끼리만 보낼 예정(42.5%)’이라는 응답이 많았다. 5명 중 1명은 ‘혼자 보낼 예정(20.2%)’이라고 답했다.
다함께 모여 즐기는 명절 문화가 바뀌면서 업계도 혼설족 잡기에 나섰다. 대표적으로 대형마트 3사는 냉동전, 소갈비찜 등 설 간편식 먹거리를 할인된 가격에 제공하고 있다.
대형 편의점 4사는 설을 앞두고 일제히 저렴한 명절 도시락을 선보인다. 도시락은 소불고기, 모둠전, 잡채 등 대표 명절 음식으로 구성됐다.
20대 1인 가구가 늘어나는 만큼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제품도 인기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2년 1인 가구는 전체 가구의 34.5%인 750만2000 가구다. 연령대별로는 29세 이하가 19.2%로 가장 많았다.
실제로 CU에 따르면 명절 연휴 기간(당일 포함 3일 기준) 도시락의 전년 대비 매출 증가세는 2021년 15.0%에서 2023년 18.5%로 증가했다. 특히 1인 가구 비중이 높은 오피스텔, 대학가 등에서 명절 도시락 판매량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는 “1인 가구 증가에 맞춰 이번 설에도 밀키트, 간편식 등 제품이 인기를 끌고 있다”며 “특히 고물가 상황에 소비자 부담이 커지고 있는 만큼 가성비를 강조한 합리적인 가격대의 상품을 다양하게 준비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