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연준 금리결정 앞두고 美 다우·S&P500 최고치 경신
日 증시도 사상 최고치 가시권…8% 남겨둬
국내 코스피는 새해 들어서만 6%가까이 빠져 대조적
[헤럴드경제=유혜림 기자] 미국 증시에서 AI(인공지능) 특수로 다우지수와 S&P 500이 사상 최고를 기록한 데 이어 일본 증시 대표지수인 닛케이평균지수도 역사적 고점 돌파를 눈앞에 뒀다. 특히 일본은 지난해부터 엔저(低)로 수출 경쟁력이 생긴 기업들의 실적이 개선됐고 기업 지배구조 개혁 정책도 효과가 나타나면서 주가 상승에도 탄력이 붙었다. 반면 코스피 지수는 새해 들어서만 6% 가까이 내리는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29일(이하 현지 시각)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24.02포인트(0.59%) 오른 3만8333.45에 거래를 마쳐 3거래일 연속 사상 최고치 기록을 갈아치웠다. S&P 500 지수도 전 거래일보다 36.96포인트(0.76%) 상승한 4927.93에 거래를 마쳐 지난 25일 최고치 기록을 다시 넘어섰다. 미국의 국채 발행 예상 규모가 시장 전망을 밑돌면서 채권 금리가 하락한 영향이 컸다. 이날 나스닥지수도 1.12% 오르면서 사상 최고치(1만6212.23)까지 3.7% 정도의 거리만 남겨두고 있다.
일본 증시의 닛케이 지수도 사상 최고치 사정권이 눈앞이다. 29일 닛케이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0.77% 오른 3만6026.94엔에 장을 마쳤다. 지수는 지난 23일 장중 3만6984.51엔까지 올라 한때 3만7000엔을 넘보기도 했다. 거품 경제가 최고조에 달했던 1989년 12월 29일 기록한 역대 최고치(3만8915엔) 경신도 가시권에 들어왔다. 전날 종가 기준으로 최고점까지 8% 가량 남겨둔 상태다.
증시가 최고점을 찍은 1980년대 말은 일본 경제 최대 호황기로 꼽힌다. 1980년대 들어 싼 금리와 부동산 대출규제 완화로 시중에 돈이 넘쳐나면서 1989년 12월말 닛케이지수는 역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1990년대 버블 붕괴 이후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까지 덮치면서 지수는 6994.9엔(2008년 10월 31일)까지 추락했다. 미·중 갈등에 따른 글로벌 공급망 재편, 엔저 등 거시적 요인에 일본기업의 주주친화 정책까지 더해지면서 부진을 털어내고 있다.
특히 새해 들어 일본 증시는 상승세를 나타내며 미국 증시와 ‘동조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간밤에 뉴욕 시장에서 IT 관련 대형주가 크게 오르면 도쿄시장에선 개장 직후부터 반도체 종목을 중심으로 매수세가 유입됐다. 일본 반도체 대장주로 꼽히는 도쿄일렉트론과 아드반테스트는 올 들어 상장 이래 최고가를 찍기도 했다. 도쿄일렉트론은 시가총액이 사상 처음 13조엔(약 119조원)을 돌파했다.
이와 달리, 한국은 중국 증시와 함께 약세장을 면치 못하고 있다. 연초 이후 코스피 지수는 5.82% 내렸다. 세계 주요 지수에서 중국 심천종합지수(-10.91%)·홍콩 H지수(-6.23%) 다음으로 낙폭이 가장 컸다. 같은 기간 닛케이 지수는 7.66% 오르면서 주요국 중 가장 상승 폭이 컸다.
일본 전문 애널리스트인 김채윤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본은 작년 연간 실적 발표가 5월 초 ‘골든위크’ 휴장 이후부터 6월까지 나올 예정”이라며 “기업들의 이익체력을 확인하면서 7~9월 조정을 거친 뒤 외국인 투자자들의 자금 유입세에 힘입어 연말께 사상 최고가를 기록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