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지지율 30%대 갇혔지만
韓 선호도는 상승 곡선 그려
與 지지율 견인은 못 이끌어
총선 앞 공천, 추가 갈등 변수
[헤럴드경제=박상현 기자] ‘김건희 리스크’로 촉발된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간 갈등이 봉합 수순에 접어들었다. 다만 총선을 위한 공천 국면에 접어들면 또다시 갈등이 재점화할 수 있단 전망도 나온다. 이번 갈등으로 수직적 당정관계 해소의 ‘가이드라인’을 얻게 된 한 위원장의 향후 홀로서기 조건으로는 윤석열 대통령과 달리 상승 곡선을 그리는 개인과 당 지지율이 거론된다.
한 위원장은 23일 오전 별도의 공개 일정 없이 통상 업무를 이어 갔다. 한 위원장은 당초 이날 오전 국회 본관과 의원회관, 중앙당사 등으로 이어지는 당 사무처 순방에 나설 예정이었지만, 취소했다. 한 위원장의 당 사무처 순방은 당직자 격려 차원으로, 전국 신년 인사회와 의원 총회 등을 찾으며 당원들과 의원들을 만난 뒤 당직자 또한 만나는 의례적 일정으로 풀이된다.
실제 한 위원장은 지난 2일 대전과 대구·경북 지역 신년 인사회를 시작으로, 현재까지 전북·전남, 울산, 세종, 제주를 제외한 대부분의 지역을 순회했다. 하지만 한 위원장의 방문이 지역별 정당 지지도 상승 견인까진 이어지지 못하고 있다. 한국갤럽이 지난 16~18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1월 3주 차 정당 지지도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민의힘 지지도는 36%로 집계됐다. 이를 지역별로 보면 한 위원장의 취임 직전 조사인 지난해 12월 2주 차 조사 대비, 서울 지역에서만 6%포인트(35%→41%) 올랐을 뿐, 대부분의 지역에선 지지율이 하락했다. (신뢰수준 95%, 표본오차 ±3.1%P)
하지만 한 위원장 개인에 대한 선호도는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한국갤럽이 지난 12일 공개한 장래 정치 지도자 선호도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 위원장에 대한 선호도는 22%로 나타났다. 이를 지역별로 보면, 직전 조사 대비 한 위원장이 방문한 지역에서 한 위원장에 대한 선호도가 전반적으로 상승했다. 한 위원장이 전국 순회를 통해 정당 지지도까진 끌어올리지 못했지만, 자신에 대한 선호도는 확실히 얻은 셈이다.
한 전 장관은 2022년 6월 조사에서 4%의 선호도로 처음 등장한 뒤 올해 1월 2주 차 조사에서 22%의 선호도를 얻으며 최고치 갱신과 동시에 대권주자 1위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1%P 차로 바짝 추격했다. 반면 윤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의 경우 정부 출범 직후인 2022년 5월 51%에서 7월 32%로 급락한 뒤, 현재까지 30% 초·중반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전날 윤 대통령이 한 위원장에 대해 ‘무조건 사퇴는 아니다’라며 이관섭 비서실장을 통해 일부 참모들에게 전하며 두 사람 간 갈등은 봉합 국면에 접어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총선이 가까워질수록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반등하지 않는 이상, 다시 한번 대통령실과 당 사이 갈등이 분출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대표적으로 공천 심사가 본격 진행되는 과정에서 갈등이 고조될 수 있단 것이다. 이번 갈등의 경우도, 표면적으로는 김경률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의 ‘서울 마포을 출마’를 두고 ‘사천(私薦) 논란’이 그 원인으로 지목됐다.
한 위원장이 취임 한 달 만에 윤 대통령과 처음으로 형성한 대립 구도에서 사실상 힘을 유지한 채 갈등을 마무리하면서, 남은 불씨에서 촉발된 갈등 이후 ‘홀로서기’에 대한 가능성도 점쳐진다. 한 위원장의 홀로서기에는 이같이 윤 대통령과는 다른 우상향 곡선을 그리는 지지도가 주요한 무기가 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당 지도부 관계자는 윤 대통령과 한 위원장 간 이번 갈등에 대해 “당장은 당에 타격이 되겠지만, 비 온 뒤에 땅이 굳는다고 한 위원장도 어쩔 수 없다”며 “총선은 당 위주로 갈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편 조사와 관련한 자세한 내용은 한국갤럽 및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