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청단백질포럼’서 업사이클링 푸드 전망
“유청, 단백질 흡수 평가 점수 압도적 1위”
[헤럴드경제=육성연 기자] 치즈 부산물로 버려졌던 유청 단백질이 ‘업사이클링 푸드(Upcycling Food·버려진 음식물을 새로운 제품으로 재탄생시킨 것)’로 떠오르고 있다. 유청이란 우유에서 치즈·요거트를 만들고 남은 액체 상태를 말한다. 여기에서 93% 수분을 제외한 약 0.6%가 유청 단백질이다.
지난 21일 서울에서 열린 ‘유청단백질포럼’에서는 영양·식품·의료 학계 등 건강 전문 학자들이 모여 유청 단백질의 영양학적 우수성 및 업사이클링 푸드 전망에 대한 정보를 공유했다. 이날 김정현 배재대 식품영양학과 교수는 ‘문제는 단백질의 질’이란 주제 발제에서 “총 단백질 섭취량의 약 20~25%를 필수 아미노산으로 구성해야 단백질의 최대 효과를 누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필수 아미노산이 풍부한 유청 단백질은 면역과 근육 유지에 도움을 준다”며 “소화흡수율을 고려한 단백질 평가에서 우수한 점수를 받은 점은 주목할 만하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에 따르면 국제적으로 많이 쓰이는 단백질 평가 지표로는 ‘생물가(Biological value)’가 있다. 단백질 식품이 우리 몸에서 얼마나 잘 흡수되느냐를 평가하는 기준이다. 수치가 높을수록 단백질 합성에 효율적인 식품이다. 유청 단백질은 104점을 받아 다양한 단백질 종류 가운데 1위를 차지했다. 뒤를 이어 달걀(전란)이 100, 흰 우유가 91, 소고기가 80, 콩이 74점이다.
김 교수는 “‘생물가’ 평가에서 우유 점수는 달걀보다 낮지만, 우유에서 뽑아낸 유청 단백질은 달걀보다 높은 점수로 1위에 올랐다”고 말했다.
유청 단백질에 대한 영양학적 우수성은 이제 잘 알려졌지만, 과거엔 골칫덩이 폐기물에 불과했다. 박태균 데일리푸드앤메드 대표는 ‘유청과 업사이클링 푸드’라는 주제 발표에서 “과거에 유청은 치즈를 만들고 버렸기 때문에 폐기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이 컸으며, 토양 등을 오염시키는 환경 오염물질로도 인식됐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유청 단백질이 다양한 용도로 활용되면서 업사이클링 푸드로 자리 잡고 있다. 박태균 대표는 “유청 단백질은 주목받는 지속가능한 식품”이라며 “미국에서는 유청 단백질을 넣은 커피가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서 관심을 받고, ‘웨이워드 스피릿(WHEYWARD SPIRIT)’, ‘스페어 토닉(SPARE TONIC)’ 처럼 술에 활용된 제품들도 다양하게 출시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주류 제품과 비슷하게 국내에선 유청을 막걸리에 활용한 ‘심우주’ 제품도 나왔다. 지난 9월 농협축산경제가 유청 단백질을 활용해 업사이클링 푸드로 선보인 술이다.
박 대표는 “우리나라에서도 술이나 식빵· 브라우니 등에 유청 단백질을 활용하는 제품 개발이 이어지고 있어 관련 시장은 점차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